내부고발자 브리트니 카이저(1987~)
내부고발자 브리트니 카이저(1987~)

 

“브리트니씨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드릴까요?” 2014년에 알렉산더 닉스는 브리트니 카이저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한다. 모회사인 에스시엘(SCL)이 넬슨 만델라의 집권을 도왔고 제3세계에서 공익 캠페인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카이저를 노리고 ‘맞춤 광고’를 한 셈이다. 버락 오바마 선거 캠프에서 일했고, 국제 인권 운동에 관심 많던 카이저는 닉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회사의 이름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빅데이터 선거운동을 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부동층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그 사람 성격 유형에 맞는 맞춤 광고를 보냈다. “(맞춤 광고에) 5~7번 노출되면 유권자는 우리 자료를 클릭할 확률이 높았다.” 2015년부터 회사는 영국의 브렉시트 찬성 세력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선거 캠프를 위해 일했다. 카이저는 마음이 불편했지만, 집이 망하고 가족이 아파 돈을 벌어야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회사는 일한 만큼 돈을 챙겨 줄 형편이 아니었다. 데이터 비용이며 광고 비용이며 “결국 돈을 번 것은 페이스북이었다.” <가디언>과 <뉴욕 타임스>의 탐사 보도로 그가 몰랐던 회사의 부정도 밝혀졌다. 카이저는 고민 끝에 사회운동가 폴 힐더와 상의했다. 그리고 내부고발자가 되었다. 카이저의 증언으로 전세계가 충격을 받은 때가 2018년 3월과 4월이다.

 

다큐멘터리 <거대한 해킹>은 카이저의 일을 다루었다. 넷플릭스로 이 영상을 보는 내내 나는 궁금했다. ‘다른 사람이 나의 자유로운 선택을 조종할 수 있을까?’ 시청이 끝나자 넷플릭스는 맞춤 영상을 내게 추천했다. 딱 내 취향이었다. 기업이 나보다 나를 아는 시대라지만 이번은 때가 공교로웠다. 넷플릭스가 ‘추천’한 대로 ‘선택’하면서도, 나의 마음은 복잡할밖에.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