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한 살 먹었는데, 미래가 안 보일 때 볼만한 작품 5 [왓칭]
당신의 상상력에 날개 달아줄
SF 작품 추천작 5선
달콤했던 설 연휴는 끝나가지만 왓칭팀의 큐레이션 특집은 계속된다. 이번에는 SF 편이다.
설날이란 무엇인가. 떡국 한 사발 시원하게 들이켰건만, 극적으로 달라지는 건 없다. 세상이 급변한다는데, 적어도 오늘만큼은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방구석에 틀어박혀 지루한 시간만 죽이고 있다면, 여기 빈곤한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줄 SF 작품들이 있다. 기왕 한 살 더 먹는 김에, 다가올 미래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엿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이번 추천작은 ①휴먼스 ② 카운트다운: 인스퍼레이션4 우주로 향하다 ③ 핸드메이즈 테일 ④ 승리호 ⑤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이다.
◇휴먼스
영국 드라마 ‘휴먼스’는 인간과 생김새가 거의 똑같은 휴머노이드가 대중화된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인간을 닮긴 했지만, 보통은 가사도우미 정도 역할을 하는 로봇이다. 하지만 주인공 ‘애니타’는 유별나다. 이유없이 밤에 뜰에 나가 달을 감상하는 로봇이라니. 애니타를 산 부부는 그저 세 자녀 육아와 허드렛 일을 거들어주는 역할을 기대했으리라. 하지만 언젠가부터 애니타를 친엄마보다 더 잘 따르는 막내딸을 보는 진짜 엄마는 착잡한 심경에 빠진다. 이들은 이 인간적인 로봇과 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휴먼스는 “로봇이 대중화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된다. 인간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는 로봇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까. 인간 편의만 생각한다면 큰 코다칠 수 있다. 드라마에선 로봇을 상대로 무분별한 폭력, 심지어 성폭력까지 행사하는 인간들이 어떻게 대가를 치르는지 보여준다. 로봇들도 인권을 주장하고, 반격에 나서기 때문이다. 인간과 로봇의 공생에 대한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 주인공 애니타는 최근 ‘이터널스’에 출연하며 글로벌 대세 배우로 떠오른 중국계 영국 배우 젬마 찬이 연기했다. 그녀의 서정적인 로봇 연기도 감상 포인트다.
개요 드라마 l 2015 l 영국 l 3시즌·회당 약 40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로봇과 인간의 공존은 가능할까
평점 IMDb⭐ 8.0/10
◇카운트다운: 인스퍼레이션4 우주로 향하다
다큐멘터리 ‘카운트다운 : 인스퍼레이션4 우주로 향하다’는 12살 때부터 우주 여행을 꿈꾼 일론 머스크의 우주비행 프로젝트를 다룬다. 머스크는 ‘스페이스 X’라는 민간인 우주비행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금융테크기업 ‘시프트4 페이먼트’의 대표 재러드 아이언잭맨이 돈을 대고 참여했다. 프로젝트의 미션명(인스퍼레이션(영감) 4)처럼, 이들에게는 영감이 목적 그 자체다. 이들의 도전은 훈련받지 않은 민간인, 방구석에서 다큐를 보는 평범한 시청자에게도 우주로 갈 수 있다는 꿈을 꾸게 한다.
역대 우주비행선 중 가장 큰 창문, 지름 46인치(116.8cm), 높이 18인치(45.7cm),을 통해 보는 광활한 우주가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다. 지난해 ‘마이클 조던 : 더 라스트 댄스’로 에미상 최우수상을 받은 제이슨 헤어가 감독을 맡았다. 4명의 여행자를 중심으로 선발과 고된 훈련 과정, 비행, 이들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심경까지 세세하게 담았다.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화성 이주’도 불가능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개요 다큐멘터리 l 2021 l 미국 l 5회·회당 39~68분
등급 전체관람가
특징 평범한 사람도 우주를 꿈꾸게 한다
평점 로튼토마토🍅 팝콘지수 100%, IMDb⭐8.1/10
◇핸드메이즈 테일
저출산이 초래할 어두운 미래가 걱정된다면, 이 작품을 참고하면 어떨까. ‘핸드메이즈 테일’은 환경오염과 전쟁, 각종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 대부분이 불임(不姙)이 된 세상을 그린다. 출생률이 급감하면서 국가가 소멸할 위기에 처하자 광기 어린 종교주의자들이 쿠데타를 일으킨다. 이들은 철저한 계급사회를 만드는데 지배 계급을 제외한 나머지는 철저하게 노동을 착취당하는 구조다.
인구 재생산과 국가 재건을 내세우는 이들에겐 건강한 아기가 최고의 자원이다. 이들에게 가임 여성은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자궁’으로 통한다. 낮은 계급 여성은 임신이 불가능한 지배계급 여성을 대신해 아이를 낳아야 한다. 여성은 이런 현실에 순응하도록 끊임없이 세뇌 당하고, 그럼에도 이를 거부하면 가혹한 노동을 강요당한다. 이런 사회에서 사람답게 살고 싶은 여성이 어떻게 몸부림치는지를 작품은 그리고 있다. 출산율 세계 최하위 나라 국민이라 그런지 거북하면서도, 주의 깊게 보게 되는 작품.
개요 드라마 l 2017~2021 l 미국 l 시즌 4 l 41~52분·8편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특징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지 않으려면
평점 로튼토마토🍅83%, IMDb⭐8.4/10
◇승리호
승리호는 지난해 한국인들이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찾아본 한국 SF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2092년이다. 우주엔 쓰레기가 가득하고, 지구는 사막화가 진행돼 더는 살 수 없는 곳이 된 지 오래다. 화성에 건설된 우주 도시 UTS엔 상위 5%에 해당하는 부자들이 맑은 공기와 푸른 숲을 보며 살아간다. 지구와 화성 사이 우주 공간에선 폐기물을 주워 파는 우주해적선들이 판을 친다. 그 중 하나인 ‘승리호’와 그 선원들이 주인공이다. 승리호는 어느 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모습을 한 인간형 로봇을 발견하는데, 정부 반응이 심상치 않다.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전반적인 스토리는 단순하고 다소 진부하다. 하지만 ‘한국 최초 우주SF영화’라는 타이틀만으로도 국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넷플릭스가 구현한 K-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거실에서 불 끄고, 팝콘도 한가득 튀겨서 부담없이 감상해 보자.
개요 SF영화 l 한국 l 136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특징 한국 최초의 우주 SF영화
평점 IDMB⭐ 6.6/10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구정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SF 애니메이션도 있다.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은 자동차를 타고 국토 횡단 여행을 떠난 미첼 가족이 로봇이 점령한 세상에서 좌충우돌하는 스토리를 담았다. ‘애플’을 연상시키는 세계적인 IT기업에서 만든 로봇이 모든 기계와 손을 잡고 세상을 정복한다. 스마트한 TV와 세탁기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지만, 어쩐지 귀여워 보이는 연출은 역시나 가족 영화임을 일깨워준다. 남녀노소 세대를 아우르는 웃음 코드와 감동 포인트가 적절히 가미된 수작이다. 아카데미 수상작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와 ‘레고 무비’ 제작진이 만들었다. 큰 고민은 필요 없다. 그냥 틀고 즐기자.
개요 어린이 애니메이션 l 미국 l 109분
등급 전체 관람가
특징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SF 애니
평점 IMDb⭐ 8/10 로튼토마토🍅 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