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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놀고먹고싶은외계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09.18 17:00 95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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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분단국가인 것과 마찬가지로 독일 또한 분단국가였던 시기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 영국, 프랑스가 점령하고 있던 서독과 소련이 점령하고 있던 동독이 분리되었으며 이는 90년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 놓인 베를린 장벽이 마치 우리나라의 38선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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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은 이런 아픔을 이야기해 왔다. 그의 작품 피닉스, 트랜짓에서도 2차 대전 직후의 상황을 다루고 있고 지금 리뷰하는 바바라 또한 그 당시의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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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동독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시골 병원으로 좌천됐지만 전혀 다른 성격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바바라와 안드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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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에게 동독에서의 삶은 지옥 그 자체로 보인다.

주위 동료들의 호의도 자신을 감시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하루빨리 사랑하는 사람과 서독으로 떠나는 것만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거라 버티며 살아간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가해지는 검열 또한 바바라가 동독에 염증을 느끼게 하는데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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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안드레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바바라와 마찬가지로 동독에서의 상황은 안드레 또한 버티기 힘든 것이었지만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바꾸며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쌀쌀맞다고 생각했던 바바라가 소녀를 대하는 태도를 보며 안드레는 그녀에게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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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마치 콘크리트벽에서 자라는 꽃을 연상시켰다.

아무런 희망도 없어 보이는 곳에서 바바라가 소녀에게 내민 손과 안드레가 바바라에게 보인 관심이 주위에 희망이라는 씨앗을 싹트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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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가 그린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그림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이 그림의 손을 보면 잘못 그린 것처럼 보이고 마치 다른 쪽 손을 그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안드레는 바바라에게 이 손은 해부학 책의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시신의 존엄성을 지키고 사람들이 볼 수 없는 부분까지 그린듯하다는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다.

이는 마치 체제라는 거대한 껍질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을 보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 듯 느껴졌다.

그리고 이 그림 후 경찰이 아픈 아내를 데리고 있었다는 장면에서 겉으로 보이는 것은 일부일 뿐 한 체제하의 사람들이지만 각자 저마다의 사정과 다른 얼굴들을 가지고 있는 나약한 사람일 뿐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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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따라 이 영화를 보고 다른 생각을 할 것이다.

누군가는 그래서 동독에 순응하고 살아가는 바바라? 라며 찝찝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 모든 체제라는 껍질을 뛰어넘어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 바바라의 성장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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