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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2.01.04 06:32 3,46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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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룩 업' 더 슬프게 만든 이 장면

[리뷰] 영화 <돈 룩 업>

22.01.03 17:42최종업데이트22.01.03 17:44

 

돈 룩 업

▲ 돈 룩 업 ⓒ 넷플릭스


*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2021년 12월 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 <돈 룩 업>에는 '실화가... 될지도 모를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다.6500만 년 전 유카탄 반도 근처에 소행성이 떨어졌다. 이 '사건'은 지구의 우세종이었던 공룡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물들을 멸종시켰다.

그저 옛날 이야기일까? 실제 1990년대 이후 지구 주위에서 수많은 소행성이 계속 발견되면서 근지구 천체에 대한 관측은 인류의 운명을 좌우하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3월 현재 크기가 140미터보다 큰 지구 위협 소행성은 2173개에 달한다.

아포피스는 고대 이집트 태양신 라(Ra)를 삼킨 뱀의 이름을 따 지은 소행성으로 아포피스는 10년 뒤인 2029년 4월 13일, 지구 앞 3만 1000㎞까지 접근한다. 광대한 우주에서는 조금만 방향이 바뀌어도 초속 수십㎞로 이동하는 소행성에는 엄청난 궤도 변화가 생긴다. 가속의 자동차에서 핸들을 조금만 돌려도 사고가 나듯이.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궤도가 바뀐다면 2036년 아포피스의 지구 충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렇듯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 지구의 운명은 언제나 '경각'에 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마겟돈>을 비롯한 다수의 SF영화들은 소행성 충돌을 소재로 삼는다. 그런데 대부분의 행성 충돌 영화는 '지구의 운명'을 '인간의 의지'로 구하는 해피엔딩으로 희망을 선사한다. 그런데 <돈 룩 업>의 메시지는 낭만적인 희망이 아니다. 코믹한 풍자극으로 시작된 영화, 하지만 그 영화의 끝에서 마주하는 건 '정말 실화'가 될 것 같은 지구의 미래이다.

실화가 될 수도 있는 미래 

그 미래가 실화일 것 같은 이유는 혹시나 가능할지도 모를 행성 충돌의 가능성만이 아니다. 외려 그것보다, 환경 파괴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데 전혀 반성하지 않는 현재 우리의 자본주의적 삶이, 그리고 그것을 부추기는 이기적인 정치적 행위들이다. 영화를 보면 다가올 행성보다, 그들의 작태가 더 실감이 난다. 바로 우리가 우리의 멸종을 앞당길 수 있다는 실감 말이다. 

성과가 없어 연구 기금도 끊길 위기에 놓인 주립대 교수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와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 분)는 디비아스키가 발견한 태양 궤도의 혜성이 조만간 지구와 충돌할 것이라는 데이터를 산출한다. 그들이 산출해낸 조만간은 6개월이다. 몇 번을 거듭 계산해봐도 달라지지 않는 에베레스트 크기와 지구의 충돌, 그건 곧 6500만 년 전 공룡의 멸종처럼 지구의 멸망을 뜻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그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지구에 닥친 위기를 알리고자 한다. 지구 방위 사령부 테디 박사와 이 사실을 알렸고, 두 사람은 백악관으로 호출된다. 여기까지는 '위기 대응' 메뉴얼다웠다. 그런데, 6개월 앞으로 지구 멸망이 다가왔다는데, 백악관 사람들의 반응이 이상하다. 
 

돈 룩 업

▲ 돈 룩 업 ⓒ 넷플릭스

 
여기서부터 <돈 룩 업>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흔히 사명감과 조국애를 앞장세운 애국자 대통령은 간데 없이, 연신 머리의 컬을 신경쓰며 혜성 충돌보다 자신이 마음에 둔 대법관 임명을 더 신경쓰는 이상한 인물 올리언을 메릴 스트립이 실감나게 연기한다. 어디 대통령뿐인가, 마마보이 같은 그녀의 아들이 대통령의 비서실장이고, 다른 인물들도 오십보 백보이다. 인류 멸종을 앞두고 심각한 랜들과 케이트를 방치하거나, 그 와중에 별을 단 장성이 그들의 호주머니 돈을 삥뜯는다. 

한 마디로 정신나간 이들에 의해 좌우되는 미국의 정치,그들에 넌덜머리를 낸 랜들과 케이트는 다음의 대안으로 언론을 택한다. 랜들과 케이트를 초대한 브리(케이트 블란쳇 분)와 잭(타일러 페리 분)의 토크쇼, 그런데 그들은 연신 인류을 멸망으로 이끌 혜성 충돌을 희화화하기에 여념없다. 이렇게 <돈 룩 업>은 현재 미국의 정치와 언론의 속성을 매우 사실적으로 풍자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인류라든가 하는 그들에게 주어진 '공인으로서의 사명'이 아니라, 중간 선거라던가, 시청률과 같은 눈 앞의 사익에 집중된 욕망과 욕구뿐이라고. 특히 메릴 스트립과 케이트 블란쳇이라는 당대의 두 배우가 연기하는 대통령과 최고의 앵커가 보여주는 모습은 이 시대 정치와 매스미디어에 대한 혹독한 조롱이자, 비평이다. 

공적 자리에 있는 인물이 사익을 앞세울 때의 결과물은 대통령 올리언과, BASH사의 CEO 피터(마크 라이언스 분)의 협잡으로 절정에 치닫는다. 정치와 언론에 더는 기댈 것이 없다고 판단한 랜들과 케이트가 SNS를 기반한 대중 운동을 통해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고 그 결과 혜성을 향한 미사일 발사가 시도된다. 그런데 미사일을 탑재한 우주선이 돌아온다. 알고보니 대통령의 가장 큰 정치자금 조달자인 기업가 피터의 지시였던 것이다. 

정치가 위에 사업가, 그는 실패한 혜성 폭발 계획 앞에 망연자실해 있는 사람들 앞에서 '우주의 보물 창고'로서 혜성의 가치를 설파한다. 미국의 경쟁자 중국이 선점한 희귀 금속을 운운하며 자신의 기업체가 개발한 드론 등이 혜성을 잘게 쪼개 거기서 대량의 부를 채취하겠다고 장담한다.

멸망이냐, 개발이냐 이 웃픈 선택지에 놓인 사람들.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딸 케이트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혜성 자원 채취를 지지한다고 밝히는 케이트의 부모님처럼 사람들은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지지도 않은 기업적 방식에 혹한다. 어린 아이들을 좌우로 도열하며 마치 신흥 종교와 같은 분위기로 등장하여, 멸망이 도래하는 시기 위로하는 앱을 만들어 내는 자본주의의 기가 막힌 상술은 지구의 위기조차 '사업'으로 돌변시킨다. 

그러나, 그 '사업'은 우려했던 바대로 해프닝이 된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의 눈 앞에 '디비아스키 혜성'이 실제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한바탕 풍자쇼같았던 영화는 다가오는 혜성 앞에 '묵시론적 결말'로 다가선다. 

21세기적 묵시론이 던진 질문 
 

돈 룩 업

▲ 돈 룩 업 ⓒ 넷플릭스

 

이미 최근 등장하고 있는 거부들의 우주 여행, 그리고 화성 탐사는 우주 여행이라는 환타지 속에 숨겨진 욕망의 확장일 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영화 속 혜성에 파괴되는 지구를 탈출하는 우주선처럼, 과연 미래가 없는 지구에서 화성이 대안이 됐을 때 그곳으로 갈 선택권이 있는 사람은 누구겠느냐고 뜻있는 학자들은 비판한다. 차라리 거기에 쓸 돈이라면 환경 파괴와 지구 온난화로 그 수명을 다해가는 지구를 구하는 데 써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말도 안 되는 한 편의 풍자극같은 <돈 룩 업>은 사실 최신 우주와 관련 학문적 성과를 기반으로 하여 생각해 볼 만한 디스토피아 한 편을 완성한다. 썩소를 짓게 만들던 정치 풍자극인가 했던 영화는, 영화의 제목처럼 LOOK UP과 DON'T LOOK UP으로 대비되는 정치적 대중 운동의 상황 속에서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을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그리고 한편의 쇼처럼 변질된 정치와, 그 위에 군림하는 자본주의의 세계 속에서 우리를 둘러싼 현실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일장춘몽처럼 정치와 언론에 휘말리며 한바탕 삶의 소용돌이를 겪은 랜들과 케이트, 결국 그들은 집으로 돌아간다. 영화는 지구 최후의 순간 많은 이들의 선택을 보여준다. 그를 통해 삶의 허상을 거둬버린 순간에 정말 의미있는 걸 묻는 영화는 초반의 가벼움이 언제냐는 듯 무겁다. 아마도 혜성 충돌을 소재로 한 영화 중 가장 무게감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충돌의 그 순간에조차 여전히 아름다운 자연과 동물들, 인간의 무지몽매한 선택의 결과가 무엇인가 묻는다. 마지막 순간 할 수 있는 건 신을 향한 기도 밖에 없는 인간들, 과연 그건 그저 '영화'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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