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넷플릭스 점령한 K드라마... 네티즌들 백범 김구 소환한 까닭
네티즌들이 한국 드라마가 점령한 일본 넷플릭스 드라마 시청 순위에 김구 선생의 자서전 ‘백범일지’에 나온 글 ‘나의 소원’을 소환하고 있다.
김구 선생은 이 글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며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부력·富力)이나 군대(강력·强力) 대신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고 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최근 한국 드라마 5~7편이 일본 넷플릭스 드라마 시청 순위 10위 안에 든 사진을 공유하며 “이 정도면 김구 선생님도 당황할 것 같다” “문화 승리” “김구 선생이 웃고 계시겠다” 등 글과 댓글을 남기며 김구 선생을 언급했다.
콘텐츠 통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일본 넷플릭스의 시청 순위 상위 드라마 10편 중 7편이 한국 드라마다. 1위는 ‘지옥’이다. 그 뒤로 ‘연모’와 ‘오징어게임’, ‘진심이 닿다’,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6위까지 모두 한국 작품이다. 여기에 10위는 ‘갯마을 차차차’다. 여기에 7위 ‘마이 쎄시걸’은 인기 한국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미국에서 리메이크한 드라마다. 일본 작품은 ‘일본 침몰: 희망의 사람’ 하나다.
◆ ‘킬러 콘텐츠’ 한국 드라마 내세운 일본 현지 광고도 등장
한국 드라마가 이른바 ‘킬러콘텐츠’로 자리 잡자, 넷플릭스는 ‘왜 나는 한국 드라마에 빠졌을까?’라는 제목의 광고를 일본에서 지난 19일 공개했다. 광고에는 ‘오징어게임’, ‘빈센조’,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한국 인기 드라마가 지나가며 “(매력이) 깊은 곳에서 빠져 나갈 수 없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다른 조사에서도 일본 내 한국 드라마 인기가 확인된다. 미국 영화 전문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와 시장 조사업체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올해 8월 기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이은 2위다. 넷플릭스는 600만명의 일본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일본 현지 가입자가 소비하는 콘텐츠의 25%가 한국 드라마다. 반면 미국 영화와 드라마는 15%에 그쳤다. 이 조사가 ‘오징어 게임’, ‘지옥’ 등이 공개되기 전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최근 한국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율은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