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1년의 절반이 지났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된 올해 상반기에는 극장 개봉작은 적었을지언정, 배우들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때로는 우리를 울리고 웃겼으며, 지난한 팬데믹 가운데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해준 올해 배우들의 연기 TOP 7을 꼽아봤다.
윤여정 in '미나리'
2021년 충무로 최고의 아웃풋 윤여정.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 '미나리'에서 윤여정은 딸 가족과 함께 살게 된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윤여정의 특색이 묻어나는 능청스러운 연기는 세월과 함께 쌓인 깊은 내공을 발하며 스크린을 압도했다.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K그랜마 연기로 미국에 충격을 안기고 트로피 길만 내리 걸은 윤여정은 결국 BAFTA(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SAG(미국 배우 조합)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까지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그 다음 역은 애플TV가 제작하는 드라마 '파친코'다.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 3개 국어로 진행되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나선 윤여정은 다시 한번 전세계에 자신의 역량을 떨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연 in '미나리'
우리에겐 '워킹데드' 글렌으로 익숙했던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 한국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그가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아카데미의 주목을 받은 것은 기분 좋은 아이러니다. 윤여정과 마찬가지로 영화 '미나리'에 출연해 가족들에게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 역을 맡아 호연을 보여줬다. 영어가 더 편한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운 한국어 연기와 함께, 우리네 아버지들이 생각나는 짠한 연기로 그리운 감성을 더했다. 한편, 스티븐 연은 '미나리'에서의 연기로 덴버 국제영화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프란시스 맥도맨드 in '노매드랜드'
망망대해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관객들에게 깊은 위로가 되어준 그녀,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 3관왕에 빛나는 '연기신' 프란시스 맥도맨드다. 맥도맨드의 연기는 그녀에게 또 한번의 오스카 트로피를 안겨준 '노매드랜드' 속 광활한 자연과 닮아 있다. 전작 '쓰리빌보드'에서는 거침없고 폭발적인 연기를 보여줬다면 '노매드랜드'에선 다시 살아가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한 여인을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경이로운 성찰과 깊이 있는 공감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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