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밖은 위험해”…코로나 시대엔 호텔서 노는 MZ세대
직장인 안종화(34)씨는 올해 여름 휴가를 친구들과 도심 호텔에서 보내기로 했다. 그동안은 1년에 한 번 휴가를 맞춰 해외로 여행을 떠났지만, 코로나 사태로 어려워지자 호캉스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4명이 투숙하면서 영화를 보고 간식을 먹으면서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면서 “시원한 호텔 수영장과 스파, 애프터눈티를 즐기면서 편안하게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2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을 앞둔 도심 호텔들이 3·4인용 숙박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패키지는 객실 안에서 아침 식사나 간식을 먹을 수 있고 다양한 놀거리가 제공돼, 호텔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통상 투숙객 2명을 기본으로 혜택을 제공했지만, 추가 요금 없이도 3·4인이 묵고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방역수칙 때문에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시설이 많은 점에서 착안해, 친구끼리 휴가를 보내거나 모임을 가지려는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는 수도권과 제주의 경우, 식당과 카페 등에서 취식할 수 있는 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하얏트 산하 호텔인 안다즈 서울 강남은 4인용 상품인 ‘레이디스 나이트 아웃’과 ‘가이즈 나이트 아웃’을 판매한다. 주류를 제외한 미니바와 늦은 퇴실(레이트 체크아웃), 추가 침대(엑스트라 베드) 혜택을 공통적으로 제공한다.
레이디스 나이트 아웃을 이용하면 스파클링 와인 1병과 케이크, 조각보 칵테일바의 칵테일, 호텔 식음료(F&B) 이용권 3만원 등을 제공한다. 가이즈 나이트 아웃에는 그레이구스 보드카, 맥주, 안주, 숙취해소제 등을 담은 주류바스켓과 해장 메뉴로 구성된 아침 식사가 제공된다.
안다즈 서울 강남 관계자는 “주말 스위트룸 투숙객의 80%가 나이트 아웃 패키지 이용객일 정도로 인기가 높고, 패키지 이용 고객 중 20·30대의 비중이 70%에 달한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인 만큼 인파가 몰리는 곳보다 개인적인 공간에서 소규모로 만나는 모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제주도 4인용 패키지인 ‘올 투게더’를 8월 31일까지 판매한다. 더 캔버스의 아침 뷔페와 브런치 뷔페, 인룸(객실 내) 조식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카페 해온의 특별 메뉴와 객실의 미니바도 1회씩 무료로 제공한다.
호텔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기기에 알맞다. 실내 테마파크인 플레이토피아의 볼링장 1회 입장권과 온수풀 해온의 수영용 쿠션 2개가 제공된다. 김포공항을 이용할 경우에는 사전에 호텔로 요청하면 김포공항 롯데몰 주차장을 1회 무료로 이용할 할 수 있다.
파크 하얏트 부산 호텔 올해 말까지 4인 전용인 ‘저스트 포 펀’ 패키지를 판매하기로 했다. 아침 식사와 사우나, 실내 수영장 이용 등에 더해 레드 와인 1병과 과일을 객실에 제공한다. 객실 상황에 따라 레이트 체크아웃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3인용 패키지 상품인 ‘레이디스 서머 나이트’를 오는 8월 말까지 판매한다. 아침 식사부터 애프터눈 티, 칵테일 등을 즐길 수 있는 클럽 라운지 이용권, 여름철에 어울리는 마 소재 가방과 버킷햇(벙거지 모자) 등이 포함됐다. 간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와인과 과일도 객실로 제공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밖에서 모임을 갖기에 불안한 MZ세대 중에서는 방역이 잘 이뤄지는 호텔에 투숙하면서 친구들과 휴가를 보내려는 수요가 많다”면서 “객실 안에서도 불편함이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간단한 식사와 간식, 추가 침대 등을 제공하고 넷플릭스 같은 OTT(인터넷 TV 서비스) 채널도 시청할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