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스튜디오지니 설립 준비 중…9개 콘텐츠·미디어 계열사 ‘시너지’

KT스토리위즈, OSMU 가능한 ‘슈퍼IP’ 발굴…할리우드 제작 방식 도입
마블 성공 후 네이버·카카오 OSMU 전략 도입…K콘텐츠 경쟁 ‘활발’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KT가 ‘한국형 마블’을 목표로 콘텐츠 산업 외연 확장에 나섰다.

14일 KT에 따르면 콘텐츠 전문 기업 ‘KT 스튜디오지니’의 설립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KT는 이 신설법인을 통해 그룹 내 흩어져 있는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역량을 한 데 모을 계획이다. 스튜디오지니는 올 상반기 중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KT그룹의 콘텐츠 사업 비전은 ‘원 소스 멀티유즈(OSMU)’에 있다. 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해 파급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OSMU의 대표적 성공사례는 ‘마블’이다. 마블 스튜디오는 2008년부터 OSMU 형식의 영화를 제작해 탄탄한 팬덤을 형성,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토르의 망치를 캡틴 아메리카가 들고, 아이언맨이 만든 안경을 스파이더맨이 사용하는 식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로 명명된 영화 시리즈는 이 같은 방대한 세계관으로 세계적 성공을 거뒀다. 1939년부터 쌓아온 코믹스 지식재산권(IP)을 토대로 다양한 스토리들이 하나로 연결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이 마블 콘텐츠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마블 영화가 국내에서도 성공을 거두자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도 OSMU 전략을 도입했다. 네이버의 ‘슈퍼스트링’과 카카오의 ‘승리호’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와이랩과 손잡고 슈퍼스트링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지금까지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 16개가 공개됐다. 이들 중 몇 개의 작품은 영상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카카오 역시 2019년 5월 영화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와 손잡고 승리호의 IP를 다양한 스토리 포맷으로 확장 시키는 골자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의 협업 결실로 탄생한 영화와 웹툰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승리호는 개봉 2일 만에 해외 28국에서 1위, 80개국 이상에서 톱10 순위에 들며 세계적 호평을 받았다.


KT가 노리는 콘텐츠 사업 방향도 이와 비슷하다. 생태계 구축을 통한 대작 발굴이 목표인 만큼 계열사 중 ‘스토리위즈’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토리위즈는 웹소설·웹툰 플랫폼 ‘블라이스’를 운영하며 원천IP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이다. 마블·네이버·카카오의 성공 배경이 탄탄한 IP에 있는 만큼 스토리위즈를 중심으로 사업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블라이스는 카카오의 다음웹툰·카카오페이지, 네이버의 네이버시리즈·네이버웹툰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KT는 스토리위즈를 통해 발굴한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계열사와 협력해 2차·3차 창작물을 제작할 계획이다.

스토리위즈는 원천IP 확보를 위해 할리우드식 집단 창작 시스템을 웹소설 분야에 도입하기도 했다. 데이터 분석·기획·집필·교정 등 웹소설 창작에 필요한 요소를 세분화한 집단 창작 시스템을 통해 슈퍼IP를 기획·제작할 계획이다. 최근 테이크원컴퍼니·안전가옥·구디스튜디오·필콘미디어·KBS미디어 등과 협력을 맺고 영상화·콘텐츠 발굴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KT그룹 내 콘텐츠·미디어 계열사는 9개에 달한다. 광고·인터넷(IP)TV·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음원·영상제작·콘텐츠 유통 등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KT가 이를 통해 확보한 미디어 가입자는 1200만에 이른다. 스튜디오지니는 이런 계열사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시너지 사업을 기획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대진 스토리위즈 대표는 “콘텐츠 기획개발 역량을 발휘, 웹툰화 등 다양한 OSMU 콘텐츠 사례를 만들어 KT그룹 콘텐츠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 매일일보(http://www.m-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