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디즈니는 누구" 네이버·카카오 글로벌 '진격'
최종수정 2021.02.14 08:00 기사입력 2021.02.14 08:00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 등의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콘텐츠 공룡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투자, 인수, 합병 등 '광폭행보'를 보이면서 '한국판 디즈니' 격전이 뜨거워졌다.
네이버, 웹툰·웹소설 업고 글로벌 공략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세계 최대 규모의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억달러(6600억원)에 인수했다. 왓패드는 매월 900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230억분을 사용한다.
이미 네이버 웹툰을 통해 전세계 7200만명의 월간 이용자를 확보한 네이버는 월간 이용자 9000만명을 가진 스토리텔링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함으로써 1억6000만명의 월간 사용자를 확보한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 기업이 됐다.
네이버웹툰은 왓패드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펼칠 전망이다. 우선 왓패드의 웹소설을 웹툰화 할 수 있다. 특히 왓패드 사용자의 80%가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로 구성된 만큼 글로벌 Z세대에게 검증된 원천 콘텐츠를 네이버웹툰으로 제작할 수 있다.
왓패드의 콘텐츠를 영상화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왓패드는 글로벌 영상 사업을 전개하는 왓패드 스튜디오도 보유하고 있어, 네이버웹툰의 스튜디오N 등과 함께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의 원천 콘텐츠를 영상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스위트홈'은 지난해 54개국에서 10위권 안에 진입하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이와관련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면서 "북미를 넘어 한국, 일본,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모든 핵심 글로벌 스토리텔링 IP가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지도록 할 것이며 다양한 신규사업 기회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왓패드 인수 외에도 'K팝 분야'에서도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사들과 손잡고 글로벌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등에 투자하며 협업을 강화해온 데 이어 최근 빅히트와도 손을 잡았다.
네이버는 4118억원을 들여 빅히트 자회사 비엔엑스(BeNX)의 지분 49%를 취득했다. 네이버는 빅히트와 손잡고 자사의 브이라이브와 위버스를 통합한 새로운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구축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해외 진출 발판…'슈퍼IP' 만든다
카카오는 자회사간 대규모 합병을 통해 '한국판 디즈니'를 꿈꾸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탄생으로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내수기업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 카카오는 해외 시장 진출이 오랜 숙제였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은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을 결의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사업을, 카카오M은 예능·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의 자회사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한다. 각 매출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카카오 자회사간의 대규모 합병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이번 합병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이번 합병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결단이 반영된 결과다. 카카오 관계자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기로 했다.
새로운 합병법인은 양사가 축적한 IP 비즈니스 노하우와 역량을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에 걸쳐 콘텐츠 IP의 확장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강력한 슈퍼 IP의 기획·제작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지가 국내외에서 구축하고 있는 플랫폼 네트워크와 카카오M의 음악, 영상 등 콘텐츠가 결합해 기존의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 경쟁력이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웹소설을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약 8500개의 원천 스토리 IP를 보유한 국내 최대의 IP사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을 비롯해 일본, 북미권, 중화권, 동남아 지역에 걸친 10개국에 걸쳐 글로벌 진출을 모색해왔다. 이태원클라쓰, 경이로로운 소문 등 카카오페이지의 IP는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했다. 카카오페이지가 직접 제작한 영화 '승리호'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지 2일 만에 전세계 28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와관련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IP 비즈니스가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 전체를 아우르는 독보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한다"면서 "합병 이후에는 생태계 간 본격적인 시너지를 창출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의 성장과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