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킨은 20대 초반의 나이였던 2013년 뉴욕 사교계에 등장해 패션·예술계 인사들과 어울리며 자신을 유력 가문의 상속녀인 것처럼 속였다. /사진=인스타그램

현실판 '리플리'로 불리던 미국 뉴욕 사교계의 가짜 상속녀가 수억원대의 드라마 판권 수입을 얻은 사실이 공개됐다. 올해 서른살이 된 러시아계 독일인 애나 소로킨은 2019년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 11일(현지시각)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미국 뉴스 웹사이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소로킨이 자신의 스토리를 넷플릭스에 판매해 32만달러(약 3억6000만원)를 받았다고 전했다. 소로킨은 가석방 후 독일로 추방될 예정이다.

소로킨은 20대 초반의 나이였던 2013년 뉴욕 사교계에 등장해 패션·예술계 인사들과 어울리며 자신을 유력 가문의 상속녀인 것처럼 속였다. ‘애나 델비’라는 가명을 쓰며 사기대출을 받아 명품을 사고 호화 여행을 누리는 사치 생활을 즐겼다. 그의 일상은 SNS를 통해 화제를 모았다.

가짜 상속녀 행세는 4년 동안 이어졌지만 2017년 10월 절도와 사기 혐의로 체포되며 막을 내렸다. 사기 행각이 각종 매체에 소개돼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소로킨의 지인이 쓴 책 '내 친구 애나: 가짜 상속녀의 진짜 이야기'(My Friend Anna)는 베스트 셀러가 됐다.

소로킨은 재판 과정에서 "사람들이 멋대로 나를 백만장자로 여겼을 뿐 직접 그렇게 말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죄를 뉘우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가 이 돈을 가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법원은 소로킨에 대해 ‘선 오브 샘’ 법률을 적용했다. 이는 범죄자가 범죄로 얻은 유명세를 이용해 이익을 얻는 것을 금지한 법률로, 2001년 이후 법이 적용된 사례는 소로킨이 처음이다.

소로킨은 넷플릭스에서 받은 돈을 피해배상금 20만달러와 벌금 2만4000달러, 변호사 수임료 7만5000달러를 내는 데 썼다. 대출받은 은행에 7만달러의 배상금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