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NEW·쇼박스, 드라마 제작 본격화

2020.02.07  08:00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영화 투자배급사들이 줄줄이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자 영화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역시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불어닥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인한 영화산업 침체에 드라마 진출에 탄력이 붙었다. 이제 주요 배급사 모두 앞다퉈 드라마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기사 본문과 이미지는 무관함/사진=에이스메이커

 

최근 롯데컬처웍스(대표 기원규)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곽정환 PD를 드라마사업부문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롯데컬처웍스의 콘텐츠사업부문 브랜드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신과 함께'시리즈, '해적: 바다로 간 산적', '82년생 김지영' 등 연간 10여 편의 국내영화를 투자/배급하고,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유명한 할리우드 대형 배급사 '파라마운트 픽쳐스'의 국내 배급을 담당하고 있다.

주로 영화를 이끌어온 롯데 엔터테인먼트는 2019년부터 드라마사업을 시작했다. 제작에 참여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오는 3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 곽 PD는 드라마사업부문장을 맡아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각오다. 현재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와 협업, 대지진 이후의 살아남은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웹툰 '유쾌한 왕따' IP를 활용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및 추가 드라마를 기획 개발하는 등 다양한 포맷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기존 영화 위주의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여 드라마 사업에 의미있는 사업자로서 사업범위를 확장하고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 사업 확대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 인력을 영입, 양성하고 있다"며 "곽정환 드라마사업부문장 영입으로 앞으로 콘텐츠 경쟁력과 제작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내 4대 영화 투자배급사 중 하나인 NEW는 2016년 국내 방송사와 중국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서 동시 방영했던 송혜교·송중기 주연 '태양의 후예'가 큰 성공을 거뒀고 이를 토대로 2017년 제작사 스튜디오앤뉴를 세웠다.

스튜디오앤뉴는 2018년 드라마 2편의 제작을 시작으로 2019년 '드라마 보좌관', 2020년 '날아라 개천용'을 비롯해 3편을 선보였다. 올해는 5~6편의 드라마 제작에 나선다. tvN 편성이 확정된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를 시작으로 ‘악마판사’ 외에 3~4편의 작품을 추가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웹툰 IP 기반의 대작 드라마인 '무빙'. 500억대 제작비를 들일 예정으로, 웹툰 원작자인 강풀 작가가 집필한다. 관계자는 "글로벌 OTT 및 국내 방송사간 동시 방영이 유력한 작품으로 넷플릭스 외에도 글로벌 OTT들의 한국 드라마 구매가 활발해지고 있어 플랫폼들에 대한 제작사의 교섭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쇼박스는 '태극기휘날리며'와 '도둑들', '암살', '괴물', '택시운전사' 등 굵직한 천만 영화를 탄생시킨 4대 영화투자배급사 중 하나다. 최근 인기 웹툰 '이태원 클라쓰'를 JTBC를 통해 방영해 국내외 큰 인기를 얻었다.

주인공 박서준은 '박새로이 앓이' 열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얻었고, 이를 통해 한류 팬덤을 더욱 탄탄히 했다. 작품을 통해 안보현이 스타덤에 올랐으며, 신예 이주영도 많은 이에게 이름을 알렸다. 시청률 면에서도 2030 세대의 높은 지지에 힘입어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성공적으로 드라마 시장에 안착한 데 이어 웹툰 원작 '대세녀'와도 드라마를 위한 판권 계약을 마친 상태다.

영화 관계자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시장이 확장되며 영화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자본의 흐름에 따라 인력의 이동이 있었고, 이를 통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며 "예전에는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뚜렷하고 보수적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시장 변화 속 격차가 줄어들었다. 유연해졌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