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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미국 경제대공황과 정언유착, 좌우 대립이 만든 ‘불후의 명작’, [시민케인] 탄생기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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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0.11.16 17:03 3,60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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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대공황과 정언유착, 좌우 대립이 만든 ‘불후의 명작’

‘스릴러 명장’ 데이비드 핀처 ‘맹크’… ‘시민 케인’ 쓴 맹키위츠 삶 그려
게리 올드만 등 열연…CGV·롯데시네마 상영으로 화제


입력 : 2020-11-16 16:43/수정 : 2020-11-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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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
 


2011년 경매에 붙은 영화 ‘시민 케인’(1941)의 미국 아카데미 각본상 트로피는 86만1542달러(약 10억원)에 거래됐다. 이 트로피의 향방은 큰 관심을 끌었다. 영화가 두고두고 회자되는 불후의 명작이어서다. 정치 권력과 결탁한 신문재벌을 통해 자본주의의 허상을 꼬집은 영화는 영국 BBC 설문을 비롯해 세계 평론가 조사에서 수차례 정상에 자리매김했다.

18일 극장에서 개봉하고 다음 달 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실화 바탕 영화 ‘맹크’는 이 ‘시민 케인’의 탄생기를 다큐멘터리처럼 풀어낸 작품이다. 명작 ‘파이트클럽’을 비롯해 ‘세븐’ ‘나를 찾아줘’ 등 유수의 스릴러를 선보여온 데이비드 핀처 감독 신작으로 앞서 CGV·롯데시네마가 넷플릭스 영화로는 ‘힐빌리의 노래’와 함께 처음 극장 상영을 결정해 화제를 모았다. 근래 보기 드문 흑백 영화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맹크’는 핀처를 ‘스릴러 명장’으로 기억하는 관객에게는 낯설 작품이다. 대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소셜 네트워크’ 등 드라마 장르의 핀처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선물 같은 영화가 될 듯하다. 감독은 1930년대 미국에 드리운 그림자를 찬찬히 살피면서 대작의 운명적 탄생을 유려하게 펼쳐 놓는다.

 

넷플릭스 제공



영화의 주인공은 ‘시민 케인’을 제작·감독하고 주연한 오손 웰스가 아닌 시나리오를 집필한 맹키위츠(게리 올드만)다. 영화 배경은 “글 깨나 쓴다”는 이들이 저마다 부푼 꿈을 안고 할리우드로 모여들던 1930년대. 어디서든 재치 섞인 독설을 풀어놓는 괴짜 맹키위츠는 술에 절어 살면서도 재능으로 대형 제작사 MGM에 들어간다.

하지만 시대의 격랑은 그를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이끈다. 1929년 미국 경제 대공황은 공급 과잉으로 바다에 식료품을 버리면서도 굶는 이들이 부지기수인 역설적인 상황을 만든다. 부 쏠림은 이내 정치 갈등으로 번진다. 공화당은 민주당을 “사회주의자”라며 매도한다. 그리고 황색 언론으로 부를 쌓은 랜돌프 허스트(찰스 댄스)가 돈줄인 영화계가 공화당의 미디어를 자임한다. 술 합병증으로 55세에 짧은 생을 마감한 맹키위츠는 말년 병환을 앓으면서도 허스트(신문재벌)의 얘기를 써 내려간다. ‘시민 케인’의 시작이다.

영화에서 돋보이는 건 절제된 호흡이다. 핀처 특유의 단단하고 감각적인 연출 덕에 맹키위츠는 작위적이지 않고 생동감 넘친다. 맹키위츠 역 게리 올드만을 비롯해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배우의 열연도 돋보인다. 다만 과거 회상을 위한 끊임없는 플래시백에 단번에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작품이다.

 

넷플릭스 제공



영화 촬영은 실제 맹키위츠가 각본을 쓴 캘리포니아 빅터빌 한 목장에서 이뤄졌다. 연기효과를 넣으려 직접 불을 피우는 장면을 비롯해 조명, 카메라 하나까지 재현한 과거 촬영현장도 볼거리다. 무엇보다 감독이 고집한 흑백 필름이 1930년대의 낭만과 고뇌를 아름답게 그려낸다.

앞서 넷플릭스를 “창작의 자유가 있다”고 평가한 핀처는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인기 넷플릭스 시리즈 제작·연출을 맡았었다. 아버지 잭 핀처가 쓴 시나리오인 ‘맹크’도 우여곡절 끝에 넷플릭스에서 20여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1997년부터 제작을 시도한 영화는 흥행이 어려운 흑백 영화라는 이유로 번번이 제작이 무산됐었다.

아버지의 유작이어서일까. 영화는 맹키위츠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묻어난다. 맹키위츠가 제작자에게 건네는 뼈 있는 대사가 핀처를 대신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한 인간의 인생을 2시간에 담을 순 없어. 인상이라도 남기면 성공이지.”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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