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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0.11.14 10:32 1,17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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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대중, 변화하는 창작자②

이은호 news_email.png · 이준범 news_email.png · 인세현 news_email.png / 기사승인 : 2020-11-14 07: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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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이준범, 이은호, 인세현 기자 =“애기야, 가자!” 16년 전,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 속 한기주(박신양)의 외침에 뭇 여성들의 마음은 설렜다. ‘어머, 저 박력!’ 손목을 거칠게 잡아끌면 ‘심쿵 유발자’가 됐고, 상대를 벽으로 밀친 뒤 입을 맞추면 ‘상남자’가 되던 때였다.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시기, 그 때를 통과해온 이종필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과거의 멜로 영화나 소설을 보면, 남자 주인공은 반말을 하고 여자 주인공은 존댓말을 합니다. 그 시절에는 그것이 이상하지 않았을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그런 지점들이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뉴 미디어의 시대. 밀레니얼 세대의 창작자들은 새로운 흐름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까. 쿠키뉴스 대중문화팀 기자들이 아이돌 그룹 있지(ITZY)의 ‘낫 샤이’(NOT SHY)를 만든 JYP 퍼블리싱 소속 작곡가 코비,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이신화 작가, 영화 ‘도리화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만든 이종필 감독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 “매서워진 대중, 작품에 불편함 느끼지 않도록 노력”

작품의 형식만 변화한 것이 아니다. 메시지도 달라지고 있다. 정치적 올바름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고, 대중도 점점 정교한 기준을 두고 작품을 감상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작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신화 작가는 “대업보다 개인이 소중해진 지금 보기에 불후의 명작 ‘삼국지’ 또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말 한 필, 창 한 자루면 무서울 것 없던 무장들이 죽어가면서 ‘부디 대업을 이루로서’라며 끝까지 주군을 생각하는 모습이야말로 내가 온전히 공감할 수는 없지만, 작품을 볼때 그 작품 속의 시간을 감안해서 본다”라고 답했다. 이어 “2000년대 방송 중에서도 지금 내가 보면 불편해진 것들이 많다는 것에 스스로 놀란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필 감독은 과거 멜로 영화나 소설을 언급하며 “남자 주인공은 반말을 하고 여자 주인공은 존댓말을 한다. 

이에 관한 고민도 창작자의 몫이다. 이신화 작가는 “창작을 하면서 나의 작품으로 인해서 불편한 약자 계층이 있을까 고민한다. 당사자가 불편하지 않아도 약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부분이 있을지도 함께 고민한다”고 말했다. “창작물을 보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건강한 사고나 고민을 해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창작의 목표 안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이신화 작가의 지론이다. 이종필 감독은 “기본적으로 관객들이 작품을 보며 불편하게 느끼지 않도록 노력한다”면서 “창작자의 윤리를 쉽게 정의내릴 순 없지만, 창작 과정에서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기준에 충실해야 한다”고 답했다. 작곡가 코비는 대중음악 작곡가로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에 집중한다. 공감에 초점을 맞추면서 새로운 작품에 메시지와 창의성을 녹여내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콘텐츠 수가 많아지고, 작품에 대한 반응을 곧바로 전달할 수 있게 되면서 과거처럼 인기 창작자가 시장을 독식하거나 창작자를 신성시하는 분위기도 사라지고 있다. 대중과 창작자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대중의 반응은 더 빠르고 직설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음악과 드라마, 영화에 대한 반응을 보고 싶다면 클릭 몇 번으로 수많은 목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다. 의견을 내는 것 또한 그만큼 쉬운 일이다. 창작자는 감상자이며 비평가인 동시에 소비자인 지금 시대의 대중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하고 있을까. 이종필 감독은 “대중과 함께 (작품을) 만든다”는 자세다. 대중의 요구 중 수용 가능한 것들을 작품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신화 작가는 대중의 반응을 “과거보다 가까이서 들려오고 더 매서워졌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 어떤 작품도 긍정적인 피드백만 들을 수 없다. 가장 먼저 대중성에 대한 평가를 받고, 완성도에 대한 평가를 거친다. 그 안에 창작자의 편견에 대한 피드백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빈틈없는 사람이 아니란 걸 내가 누구보다 잘알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이상 (대중은) 계속해서 두려워하고 조심해야 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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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엔 정답 없어…신념과 유연성 겸비해야”

창작은 위대한 동시에 사소한 행위다. 코비 작곡가는 “나에게 창작은 일상”이라고 했다. 자신의 생각과 영감을 음악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언제나 곁에 있는 하루이자 일상”이라는 의미다. 이종필 감독도 “창작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학생이 하는 공부, 직장인이 하는 업무와 같이 누구나 하는 일”이라고 봤다.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노동으로서 창작을 이어가려면 무엇보다 ‘지치지 않는 힘’이 필요하다. 이종필 감독은 “때로는 잘 될 때가 있고 때로는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고 생각하며 꾸준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신화 작가는 “저에게 창작활동은 굼벵이에게 ‘구르는 재주’ 같은 것이다. 제게 창작 활동을 뺀다면, 우리 사회를 가혹하게 느낄 약자에 불과한 것을 잘 안다”고 털어놨다. 지난 2월 종영한 ‘스토브리그’는 이신화 작가의 입봉작이다. 그는 이 작품 대본으로 2016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지만, 편성을 받기까진 4년여를 기다려야 했다. 이신화 작가는 “오랫동안 꿈꿔 온 일이 이제 저의 직업이라는 게 아직도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저의 정체성이 글 쓰는 사람, 이야기 만드는 사람, 작가라는 게 행복하다”고 했다.

자신의 창작물이 대중과 만나 스파크를 일으킬 때의 희열은 모든 창작자가 최고의 행복으로 꼽는 감정일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 만 17세에 JYP퍼블리싱과 계약한 코비 작곡가는 앞서 일본에서 발매된 그룹 갓세븐의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그룹 원어스의 ‘인 마이 암스’(In My Arms) 등을 작곡했다. ‘낫 샤이’는 그가 만든 음악 중 처음으로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노래다. 코비 작곡가는 “때로는 (작곡이) 잘되지 않아 고통스럽고 힘들 때도 있지만, 제 음악이 세상에 나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것을 볼 때의 행복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쁘고 즐겁다”고 말했다.

끝으로 예비 창작자들을 향한 세 사람의 당부를 전한다. “창작물에 있어서 ‘한 가지의 정답’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본인 스스로를 믿고, 그 생각에 힘을 실어 끝까지 표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자세라 믿고 있습니다.”(코비)

“작가가 되고 나서 놀란 여러 가지 중에서 가장 놀란 것은 대중의 피드백을 직접 마주하면 생각보다 많이 흔들리고 두려워진다는 겁니다. 계속 부정적 평가들을 들으며 발전해야 하는 것이 이 직업입니다. 동시에 나의 노력과 개성을 흔드는 얕은 피드백에 흔들리지 않고 기죽지 마시길 바랍니다.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의견들을 반영하는 유연성을 잘 넘나들기를 바랍니다.” (이신화)

“재밌게 하세요.”(이종필)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바람픽쳐스, 롯데엔터테인먼트 / 디자인=정보람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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