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억 대작 '승리호'가 넷플릭스와 손 잡으면?

'승리호'측,넷플릭스行? "확정 아니다"

입력 2020-10-19 14:36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등을 연출한 조성희 감독의 신작으로 한국 최초 우주SF 영화인 영화 ‘승리호’.배우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이 출연했다. (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

한국 ‘최초’ 우주SF 영화 ‘승리호’의 넷플릭스행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영화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등 특유의 연출력을 자랑해 온 조성희 감독의 ‘승리호’는 당초 여름 시장을 겨냥해 극장 개봉을 조율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로 일정이 밀리면서 연말 극장가를 장식할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2092년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로 240억원의 제작비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올해 최고의 텐트폴 영화로 손꼽혀왔던 ‘승리호’인 만큼, 크리스마스 대목 시즌에 개봉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지난 주 극장 개봉을 건너뛴다는 뉴스가 나왔다.

올해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극장 관객수가 70%나 급감한 상황에서 단순히 개봉으로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판단에 넷플릭스 공개를 통해 ‘제작비 회수’라는 안전한 선택을 했다는 것. 앞서 지난 4월 ‘사냥의 시간’이 한국 영화 최초로 넷플릭스로 직행한 전력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승리호’에 제작비에 맞먹는 계약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일 넷플릭스 관계자는 브릿지 경제와의 통화에서 “영화 ‘승리호’에 대해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승리호’외에도 박신혜,전종서 주연 영화 ‘콜’,베니스 국제 영화제 초청작 ‘낙원의 밤’도 넷플릭스와 논의중인것으로 알려져 영화계가 긴장하고 있다. 올해 개봉을 준비해 왔던 만큼 일정이 바뀌면 내년 개봉인 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영화 제작자, 배급사 관계자들의 우려섞인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한 15년차 제작사 대표는 “올 초 크랭크인을 준비하다 이번 달 말로 일정을 조율했다”면서 “이제는 극장 개봉을 전제로 영화를 만드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청 점유율이 높은 넷플릭스를 잡으면 소위 ‘본전은 건진다’는 말이 돌 정도”라고 영화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과거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가 넷플릭스의 손을 잡은 이후 최근에는 유아인-박신혜 주연 ‘#살아있다’가 해외에서 넷플릭스로 공개 돼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상황이다. ‘승리호’의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는 글로벌 공개에 긍정적인것으로 16일 스타뉴스의 단독보도가 나온 상태다.코로나19 시대, 향후 개봉할 한국영화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