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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0.10.02 13:46 2,77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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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서 텐센트 꺾은 K-OTT 쿠키 "정기구독 모델만 정답 아니다"
 

심서현 기자


매출액의 75%를 자체 콘텐트 제작에 쏟아붓는 넷플릭스, ‘동남아의 넷플릭스’라는 아이플릭스를 인수한 텐센트. 좌로 보나 우로 보나 글로벌 강자만 보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국내 OTT 업체들의 시름이 깊다.  

동남아 시장에서 OTT 서비스 '쿠키'를 운영하는 블룸스베리 김요섭 대표. 사진 블룸스베리

동남아 시장에서 OTT 서비스 '쿠키'를 운영하는 블룸스베리 김요섭 대표. 사진 블룸스베리

  

[인터뷰] 블룸스베리 김요섭 대표

이 와중에 미얀마에서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인구 5500만의 미얀마에서, 한국 토종 OTT인 ‘쿠키(Cookie)’가 아이플릭스를 꺾고 1위(누적 앱 다운로드 126만 건, 회원 70만 명)에 올랐다는 것. 쿠키 운영사 블룸스베리의 김요섭(49) 대표를 지난 25일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만났다. 김 대표는 “아직 시작 단계”라면서도 “미얀마에서 소득 수준에 따른 콘텐트 소비 형태를 분석한 결과”라고 했다.
  

미얀마에서 쿠키 서비스를 시작한 계기는
“2003년부터 몽골에서 극장 설립, 헐리우드 영화 배급, VOD 유통 등 영상 콘텐트 사업을 했다. 몽골 사업이 안정돼 다른 아시아 국가로 진출하려던 차에, 거래처인 외국 대형 기업들의 움직임을 보고 미얀마에 관심 갖게 됐다. 현지에서 2년 정도 준비해 2017년 영화 배급과 2019년 OTT(쿠키)를 시작했다.”

  

저소득 국가에서 OTT를 보나?
“영화는 저소득 국가일수록 수요가 있다. 적은 돈을 내고 알찬 재미를 누리는, 이른바 가성비가 높은 여가생활이어서다. 특히 미얀마는 모바일 통신 인프라가 빠르게 깔리고 있어 사업의 적기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극장 대신 OTT 사용이 급증했다.” 

  

동남아 1위 OTT 아이플릭스는 미얀마에서 왜 안 통했나
“아이플릭스는 넷플릭스 식으로 했다. 첫달은 무료체험, 다음 달부터 정액 요금을 내고 무제한 영화 보기. 그런데 미얀마 소비자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저개발 국가일수록 사람들이 생업에 바빠 여러 편을 볼 시간이 없다. 게다가 대부분 와이파이가 아닌 통신사 3G, 4G 데이터를 소진해 영화를 보기 때문에 무제한 시청은 불가능하다.”

  

쿠키는 어떻게 했나
“무료체험이 없는 대신 월정액요금이 1900~7900짯(약 1700~7000원)으로 저렴하다. 정액제 회원은 기본 콘텐트 외에 신작 영화를 할인가로 단건 구매할 수 있다. 또, 쿠키는 최신작 확보에 집중했다. 소비자가 돈이 없을수록 1편을 봐도 골라서 본다. ‘다양한 콘텐트’보다 ‘내가 원하는 그 영화’가 있어야 한다.”

  

그런 판단은 어떻게 얻었나
“몽골의 경험이 토대가 됐다. 몽골 사업 10년간 국민 소득이 6배로 급성장했다. 콘텐트 소비는 인종이나 문화보다도 소득 수준과 관련이 깊다. 국민 소득 각 단계에 따라 극장과 VOD 매출이 어떻게 변하고 어떤 장르가 소비되는지, 매년 유통한 2000~3000편 영화에 대한 데이터가 쌓였다. 인구 300만 시장(몽골)의 경험을 5500만 시장(미얀마)에 적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

  

데이터 분석 방법은?
“한 영화의 특성을 정교하게 기록한다. 장르뿐 아니라 감독, 배우, 시대 배경, 스토리 전개 방식 등. 영화 1편에서 800개 이상의 메타데이터가 나오는데, 이를 배경으로 고객 수요와 매출을 예측한다.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미얀마 1위 OTT 쿠키. 무료체험을 없애는 대신 월 정액요금을 1700원대로 대폭 낮췄다. 사진 블룸스베리

미얀마 1위 OTT 쿠키. 무료체험을 없애는 대신 월 정액요금을 1700원대로 대폭 낮췄다. 사진 블룸스베리

 
미얀마는 모바일 국가로 변신 중이다. 2015년 11월 아웅산 수치(현 국가고문)의 총선 승리 후, 경제 개방과 외국인 투자가 본격화됐다. 일본과 카타르 등 외국 통신사들이 들어와 수조원을 투자하고 인프라를 깔았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3%에 불과했던 휴대전화 보급률이 2018년 100%를 돌파했다. 유선 인터넷보다 무선 인터넷 연결 속도가 더 빠르다. 랜선 시대를 건너뛰고 모바일로 직행하는, 제3세계 국가의 전형적 모습이다.
  

모바일 서비스는 결제가 편해야 하는데.
“최대 난관이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금융 인프라가 열악해 자동이체가 불가능하다. 엄밀히 말해, 미얀마 소비자는 ‘구독’하지 않는다. 매월 마음을 먹고 다시 요금을 내는 것이다. 넷플릭스 회원이 ‘이번 달엔 해지할까’ 고민한다면, 쿠키 소비자는 ‘이번 달도 구매할까’를 고민한다.”

  

그럼 어떻게 사업을 하나 
“여기서는 그랩(동남아에서 인기 있는 차량 호출 앱)을 써도 요금 확인만 하고 결제는 따로 한다. 전자지갑을 대개 사용하는데, 동네 가게에 현금을 들고 가 충전하기도 한다. 국민 대부분이 휴대폰을 선불 충전해서 쓰는데 그 충전금이 일종의 화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쿠키는 거기에 착안해 통신사와 결제 제휴를 맺었다. 과거 한국식으로 말하면 ‘(통신사) 알 30개로 쿠키 한 달 요금 지불’ 같은 식이다.”

  

규제 환경은 어떤가
“외국 영화를 극장 개봉할 때 미얀마어 자막을 못 단다. 한국 영화 기생충도 영어 자막을 달고 개봉했다. 자국 영화 보호를 위한 업계의 암묵적 룰이다. 단, OTT는 예외다. 그래서 우리의 홍보 포인트다. ‘헐리우드 대작을 쿠키에서 미얀마 자막으로 보세요!’라는.” 

  

동남아 사업은 현지 정부와 연계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정식 합작사업은 가능하지만 뒷거래는 오히려 마이너스다. 헐리우드 영화사들은 계약할 때 상대 회사 지배구조를 살펴, 정부나 정치인이 포함돼 있으면 거래하지 않는다. 사업 제휴하는 대형 통신사들은 일본·노르웨이·카타르 등 외국계들이라 그런지 의사소통이 합리적인 편이다.”

 
블룸스베리는 지난해 쿠키 OTT 출시 직전, 벤처캐피탈로부터 약 7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올해 처음으로 오리지널 콘텐트 3편(영화, 드라마)을 제작해 쿠키로 독점 제공했고 내년엔 6편을 제작할 계획이다. 회사의 내년 매출 목표는 총 100억원.
  

미얀마에서는 어떤 콘텐트가 인기 있나
“젊은 인구가 많아서 공포물이 안정적 인기를 얻는다. 코로나 19로 헐리우드 신작 영화 출시가 지연된 틈새를 한국 콘텐트가 대체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과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인기가 대단하다. 소비자층에선 여성 고객 증가가 두드러진다. 남녀 회원 비율이 서비스 초기 80 대 20에서 지금은 55 대 45 수준이다.”

  

정부는 국내 OTT들에 힘 합해 해외로 나가라는데.
“합쳐서 나가는 건 좀 이상하다. 축구로 말하자면 클럽 경기지, 국가 대항전이 아니지 않나. OTT 사업은 그 나라 사람의 여가 습관과 관련 있기 때문에 시장을 장기간 배우고 견뎌야 한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o.kr

[출처: 중앙일보] 미얀마서 텐센트 꺾은 K-OTT 쿠키 "정기구독 모델만 정답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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