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불지른, 웨이브+왓차 vs 음저협 간 저작권 전쟁

최원우 기자

2020.10.02   11:00

국내 OTT업계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음악 저작권료율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웨이브, 왓챠 등 국내 온라인 영상 서비스(OTT) 업체가 사용하는 음악 저작권료를 둘러싼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격화되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OTT 업체들도 넷플릭스가 내는 수준의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OTT 업체들은 적정한 저작권료는 내겠지만 과도한 수준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음저협은 음악인들의 저작권을 신탁 받아 저작권료를 대신 받고 원저작권자에게 배분하는 단체다. 입장차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양측 모두 정부가 나서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하지만, 정부도 부담스러워하는 형국이다.

2일 OTT 업계에 따르면, 음저협이 주장하는 “OTT 업체는 전체 매출의 2.5%를 저작권료로 내야 한다”는 내용의 징수규정 개정안에 대한 심의가 막바지 단계다. 음저협은 지난 7월 개정안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고, 문체부 산하 자문기구인 음악산업발전위원회(음산발)가 심의를 진행해 왔다. 음산발에서 심의 결과를 문체부에 제출하면, 문체부가 음저협이 낸 개정안을 승인하거나 직권으로 별도안을 제시한다.

그동안 문체부는 “당사자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서 발을 빼는 모양새였지만, 음저협의 징수규정 개정안에 대해선 어떻게든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문체부가 음저협이 낸 개정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OTT 업체를 대상으로 원하는 저작권요율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생긴다. 사실상 음저협의 손을 들어주게 되는 것이다. OTT 업계 주장을 수용해 별도 저작권료율을 정해줄 수도 있다. OTT 업계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저작권료율을 정하기 위해 개정안 심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음저협 “돈 더 안 내면 음원 못 쓴다” OTT “4배 인상은 무리”

저작권료 갈등은 6월말 음저협이 “그동안 OTT 업체들이 무단으로 음악을 사용했으니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음저협은 국내 OTT업체들에 개별적으로 “저작권료율은 OTT 대표격인 넷플릭스가 내는 만큼 내라”고 주장했다. 음저협 측은 “넷플릭스는 2018년부터 저작권료 명목으로 음저협에 국내 매출액의 약 2.5%를 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자 OTT 업체들은 “저작권료 내야 한다면 내겠지만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저작권료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OTT업체들은 현재 저작권료와 관련된 문체부의 규정에 따라 내겠다는 것이다. 현재 IPTV 등에 적용되는 저작권료율은 대략 0.625% 정도다. 음저협측의 주장대로라면 4배가 껑충 뛰는 셈이다.

현재 “음저협 측이 넷플릭스는 전체 매출 2.5% 저작권료율을 낸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청해도 아무런 내용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복잡한 저작권 협상이 있을텐데 그 가운데 ‘2.5%’라는 숫자만 꺼낸뒤, 국내 정부의 규정보다 이를 앞세워야한다고 음저협측이 막무가내로 나선다는 반박인 셈이다.

OTT 업체들은 지난 7월 OTT 음악저작권대책협의회(OTT 음대협)을 구성, 음저협에 “협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음저협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8월 말엔 “저작권료를 내지 않으면 형사 고발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OTT 업체들은 9월초 기존 징수규정을 고려, 0.625%의 저작권료를 입금했지만, 음저협은 “사전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적정하지 않은 액수를 기습 이체했다. 미지급 책임을 피하려는 수단”이라고 반발했다. 전체 매출 2.5% 요율에 따른 저작권료 내지 않으면 서비스 중단해야 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