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맛’도 먹힌다… ‘우영우’ 넷플릭스 전 세계 주간 1위
8월 15~21일 7743만 시청시간 기록
영어권·비영어권 합쳐 1위는 처음
자극적 요소 없이도 세계적 인기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지난주 전 세계 넷플릭스 이용자가 가장 많이 본 TV쇼에 등극했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우영우’는 이달 셋째 주(15~21일) 시청시간이 7743만 시간을 기록해 비영어권 TV쇼 부문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영어권 시청시간 1위 TV쇼인 ‘샌드맨 시즌1’(7724만 시간)보다도 많았다. 지난주 전 세계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TV쇼인 셈이다.
‘우영우’는 4주째 비영어권 TV쇼 부문에서 시청시간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첫 회가 방영된 후 1위를 차지한 횟수만 6차례다. 방영 첫 주에는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으나 입소문을 타면서 그다음 주인 7월 둘째 주(4~10일) 1위에 올랐다. 셋째 주(11~17일)에도 정상을 지켰다. 넷째 주(18∼24일)에는 스페인 드라마 ‘알바’에 밀려 2위로 내려왔지만 다섯째 주(25∼31일)에 1위를 탈환했고 이후 1위를 지키고 있다.
시청시간도 매주 늘어나고 있다. 7월 둘째 주에는 2395만 시간이었으나 지난주에는 7000만 시간을 넘어섰다. ‘오징어 게임’처럼 한 번에 전회가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과 달리 ‘우영우’는 매주 2회씩 공개된 영향도 있다.
‘우영우’는 지난 18일 종영했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도 위로를 받았다. 에피소드마다 장애인, 노동자, 재개발 지역 주민 등 소외계층의 판례를 다루며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K드라마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우영우’는 특별하다. 그동안 넷플릭스 순위에서 1위를 했던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의 경우 장르적 특색이 뚜렷했다. ‘우영우’는 문지원 작가가 비유했듯이 ‘순두부 계란탕’ 같은 드라마다. 조미료 역할을 하는 자극적 요소가 거의 없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K드라마의 성공은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우리가 사는 모습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거나 비록 현실은 힘들지만, 드라마에서나마 아름답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극적이지 않고 말랑말랑한 이야기도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영우’는 지구상 어디에나 있는 장애인 등 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울분을 터뜨리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표현해냈다”고 덧붙였다.
윤석진 드라마 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이 살아남기 위해 무한 경쟁을 벌이는 사회의 각박함을 리얼하게 보여줬다면 ‘우영우’는 경쟁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줬다. 그건 한국이나 외국이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황진미 드라마 평론가는 “자폐인 의사를 다룬 KBS 드라마 ‘굿닥터’가 미국 ABC방송에서 리메이크된 것처럼 우영우도 해외에서 리메이크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