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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정덕현의 끄덕끄덕]영화의 부활, OTT가 마주한 숙제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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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2.06.16 08:11 3,49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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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의 끄덕끄덕]영화의 부활, OTT가 마주한 숙제들

 

  • 등록 2022-06-16 오전 6:15:00

    수정 2022-06-16 오전 6:15:00

 

송길호 기자

 

[정덕현 문화평론가]그간 의식이 없어 죽어가는 줄만 알았던 영화가 최근 의식을 되찾고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그 부활의 징후를 제대로 된 한방으로 보여준 건 <범죄도시2>다. 지난 11일 이 영화는 펜데믹 이후 첫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로 기록됐다. 이제는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린 마동석 브랜드가 전면에서 이끌었고, 마침 <나의 해방일지>로 신드롬의 주역이 된 손석구가 이 작품의 살벌한 빌런 강해상 역할로 등장하면서 흥행에 가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이른바 ‘엔데믹 시대’로 접어든 극장가의 달라진 풍경이었다. 물론 마스크를 쓰는 것이 권고되지만 이제 극장에서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가고 싶어도 가기가 꺼려지고 또 간다 해도 팝콘 하나 즐길 수 없는 관람의 현실 때문에 쌓이고 쌓였던 극장에 대한 갈증이 일시에 터져 나오면서 생겨난 폭발력이 1천만 관객으로까지 이어졌다.

<범죄도시2>가 그 신호탄을 쏜 뒤편으로 <쥬라기월드:도미니언>이 관객들을 끌어 모았고, 칸 국제영화제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도 개봉해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는 15일에는 박훈정 감독의 <마녀2>가 개봉하고, 22일에는 86년 개봉했던 <탑건>의 36년만의 후속작인 <탑건 매버릭>이 한껏 기대를 끌어 모으고 있다. 또 29일에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거머쥔 탕웨이, 박해일 주연의 <헤어질 결심>도 방영된다. 극장가에 활기가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올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으로 극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한민 감독의 <한산>, 최동훈 감독의 400억 대작 SF판타지 <외계+인 1부>,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을 영화화한 윤제균 감독의 <영웅> 그리고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 같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극장가는 물론이고 영화판 자체가 꿈틀대고 있는 것.

 

사실 코로나19 이후 극장과 영화판은 모두 더 이상 설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들이 나오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이기도 하지만, OTT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역공이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남한산성> 같은 영화를 만들었던 황동혁 감독이 내놓은 <오징어게임> 같은 OTT 시리즈가 전 세계를 신드롬에 빠뜨릴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영화판이 위축되면서 상당한 영화 제작인력들이 OTT 등을 플랫폼으로 삼는 드라마로 옮겨왔고 이런 변화는 K드라마의 질적 성장을 가져오기도 했다. 또 영화들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발길이 끊긴 영화관 대신 OTT를 대안으로 찾았다. 조성희 감독의 <승리호>는 2019년 제작이 완료되어 2020년 여름 시즌에 개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 2월 결국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온라인 공개됐다. 이러니 OTT가 향후 영화의 플랫폼으로도 설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게 됐다.

하지만 이런 예상 속에서도 영상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꼭 펜데믹과 상관없이 OTT 내적인 문제 때문에 영화인력들이 기존 시스템으로 복귀할 거라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과 저작권 관련 이슈들이었다. 즉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도, 그 과금 시스템은 온전히 그 수익을 제작자에게 그만한 비율로 가져다주지 못했다. 월정액을 내면 N차 관람을 해도 더 이상 비용을 치르지 않는 그 소비 시스템은, 그것이 하나하나의 수익으로 잡히는 극장의 소비 시스템과 비교해 제작자들에게는 메리트가 없다고 여겨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그간 승승장구했지만 현재 주가 폭락을 겪고 있는 넷플릭스 같은 OTT들은 향후 생존을 위해서라도 제작자들이 메리트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과금 시스템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것은 구독 기반으로 움직이는 OTT들의 근간일 수 있는 소비자들과의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이지만, 동시에 독보적인 콘텐츠를 세우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운 OTT로서는 제작자들을 위한 대안 또한 내놔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됐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슈는 저작권이다. 어떤 오리지널 콘텐츠를 갖고 있느냐가 OTT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OTT들은 지금껏 그 저작권에 대해 배타적 권리를 계약을 통해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물론 국내 OTT들은 아직까지 작가 저작권 같은 민감함 부분에 있어서는 작가의 권리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넷플릭스 같은 해외 OTT들은 모든 저작권을 가져가는 걸 고수하고 있다. 작가 입장에서 보면 하다못해 드라마북을 하나 써도 OTT의 허락을 일일이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심지어 해외에서 리메이크 제안이 와도 원천적으로 막혀 있는 게 현실이다. 독점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OTT가 타 플랫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리메이크를 허용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징어게임> 같은 작품은 결코 리메이크가 허용되지 않는다. 작가로서는 OTT와 작업하는 것이 불편해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엔데믹 상황으로 넘어오면서 극장이 깨어나고 있고, 그간 K콘텐츠의 급성장으로 인해 해외 국제영화제에서도 한국영화들이 다양한 성과들을 내고 있다. 그래서 극장이 다시 되살아나고 영화업계가 그간 억눌린 만큼의 폭발력을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위기를 맞는 식의 제로섬 게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팬데믹으로 인해 과대하게 OTT로 쏠린 투자와 인력들이 이제 영화쪽으로 분산되면서 어떤 균형을 찾아갈 거라 예상된다. 하지만 여기서도 중요해지는 건 OTT업계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제작자들이 내놓은 이슈들에 대해 어떤 대안들을 내놓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창작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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