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이 빚은 韓영화 2편 '칸의 밤' 달군다
윤용섭
- 입력 2022-04-21 | 발행일 2022-04-21 제18면 | 수정 2022-04-21 08:00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한국영화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이 다시 한번 전 세계적 K-무비 신드롬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영화 두 편이 동시에 경쟁 부문에 오른 건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 이후 5년 만이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는 각각 박찬욱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영화 연출작으로, 두 사람은 칸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확고히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한 배우 이정재의 첫 연출작 '헌트'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
탕웨이·박해일 주연의 수사멜로 영화
박 감독 4번째 경쟁부문 진출 쾌거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일찌감치 경쟁부문 유력 초청작으로 거론됐다. 국제적 명성을 가진 감독인 데다 글로벌 영화계의 주목도가 높은 신작인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로써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올드보이'를 시작으로, 2009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 그리고 2016년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아가씨'에 이어 올해 '헤어질 결심'으로 4번째 경쟁 부문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홍상수 감독(4회)과 함께 한국 감독 경쟁 부문 최다 초청 타이 기록이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박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핏빛이 가득한 뜨거운 멜로 영화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작품도 멜로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기쁜 봄소식이다. 팬데믹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하는 영화제라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인공 탕웨이도 "모든 스태프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다시 극장으로 돌아가고 일상을 되찾는 날이 빠르게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 '브로커'
첫 K무비 연출…4년만에 경쟁부문 초청
칸측 "日 거장·韓 송강호가 돌아온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2018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어느 가족'에 이어 4년 만에 칸에 초청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제작진,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첫 한국영화 연출작이란 점에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브로커'는 '영화사 집'이 제작하고 CJ ENM이 투자 배급을 맡았다. 여기에 2019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송강호와 배두나, 강동원, 이지은 등이 출연한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초청작을 소개하면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일본 거장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한국배우 송강호와 함께 매력적인 한국영화 '브로커'로 돌아온다"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초월하여 이뤄낸 이번 작업을 높게 평가받음으로써 나뿐만 아니라 작품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와 출연 배우들이 함께 보답을 받게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강호는 "칸국제영화제에 함께한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 설레고 즐거운 일"이라고 화답했고, 이미 칸국제영화제를 네 차례 방문한 배두나는 "'공기인형'에 이어 12년 만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과 다시 작업하게 된 것만으로도 내게는 특별한 영화"라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