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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동서남북] 윌 스미스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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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2.04.14 06:28 4,87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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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윌 스미스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생중계된 폭력이 멋지다고?
말과 이성으로 풀 수 있었다
폭력에 둔감한 한국 사회
상식마저 무너진 건 아닐까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배우 윌 스미스는 가장 영광스러운 날에 나락으로 추락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내를 향한 농담에 격분해 무대로 올라갔고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다. 각본인가 했는데 돌발 상황이었다. 수억 명이 폭행을 생중계로 목격했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스미스는 그 손으로 남우주연상(영화 ‘킹 리차드’) 트로피를 움켜쥔 채 말했다. “사랑은 미친 짓을 가능하게 한다.” 수상 소감도 궤변이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지난 8일 윌 스미스의 시상식 참석을 10년간 금지하는 처분을 내렸다. 사과 성명을 내고 아카데미 회원직도 반납한 배우를 추가로 징계한 것이다. 폭행 직후 스미스를 곧장 퇴장시키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며 아카데미는 이런 문장을 사용했다. “우리가 모범을 보일 기회였지만 전례 없는 사태에 대비하지 못했다. 비정상적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한 크리스 록에게 깊이 감사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미국 여론은 ‘윌 스미스는 벌을 받아 마땅하다’인데, 한국에서는 그를 옹호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언어 폭력도 폭력이니 맞아도 싸다” “가족은 건드리는 게 아니다”라거나 “탈모증을 앓는 아내를 모욕한 코미디언에게 남편이 멋지게 응징했다”며 스미스를 편든다. 그 아래 “사이다!”라는 댓글도 달린다. 가해자가 모든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한 폭력 사건을 두고도 한국 사회는 둘로 갈라진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앞줄에 앉은 세계적인 스타들을 놀리는 관행이 있다. 록은 그러라고 고용된 사람이다. 이 코미디언이 “영화 ‘G.I.제인’ 속편의 주인공은 당신이네요”라고 제이다 핑킷 스미스에게 농담할 때 남편은 웃고 있었다. 하지만 아내의 불쾌한 눈빛을 보곤 자리를 박차고 나가 풀 스윙을 날렸다. 험한 욕도 쏟아냈다. 록은 그녀가 삭발한 내막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농담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남편도 웃어 넘길 만한 수위였다. 윌 스미스는 이성을 잃고 큰 실수를 저질렀다.

손찌검한 대가는 혹독하다. 넷플릭스는 스미스를 주연으로 제작하려던 영화를 후순위로 미뤘다. ‘나쁜 녀석들4′ ‘나는 전설이다2′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그가 연기하는 인물에 감정이입하기는 한동안 어려울 것이다. 때린 쪽은 배우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반면에 맞은 쪽은 쇼의 표 값이 폭등하고 기립 박수까지 받고 있다. 스미스를 두둔한 한국 사람들에게는 정의와 상식이 무너진 새드 엔딩일까?

냉수부터 한 잔 마시자. 부모가 자식에게 “누가 널 조롱하면 때려도 좋다”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스미스를 옹호하는 모습은 지금 한국 사회가 감정적으로 얼마나 흉흉한지, 폭력에 얼마나 중독돼 있는지 가늠하게 한다. 가슴에 분노의 화약고를 쟁여 두진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손에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 성숙한 사람은 말과 이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윌 스미스는 작품상 수상작 ‘코다’(13일 재개봉) 등 다른 주인공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축하마저 도둑질하고 말았다.

그가 저지른 잘못은 역설적으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었다. ‘저렇게 하면 안 된다’고 세계에 알려줬기 때문이다. 다시 그날로 돌아가보자. 코미디언에게 상처를 주는 최고의 방법은 농담에 웃지 않는 것이다. 한 미국 작가가 제안했듯이 스미스가 참았다가 이렇게 말했다면 참으로 멋졌을 것이다. “아내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머리카락이 빠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름답고 강하고 멋진 사람이며 저는 아내를 사랑합니다. 크리스,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농담의 소재로 삼는 건 웃기지 않고 옳지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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