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제비뽑기를 해서 계약자를 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국민들이 마음 놓고 전세도 구할 수 없게 한 정치꾼들, 어떻게 처리 좀 안 될까요?
“귀한 아파트 전세 잡자"…복도에 10팀 줄서고 제비뽑기 진풍경
입력2020-10-13 18:39:06 수정 2020.10.13 19:05:53 진동영 기자
가양동 한 단지 매물 소식에 10여팀 줄 서
제비뽑기로 계약자 가려…"규제에 매물 품귀"
정부의 연이은 규제로 전세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세 매물이 나왔다는 소식에 10여명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전세 매물을 확인하기 위해 10여팀이 찾아왔다. 아파트 복도에 길게 줄을 선 이들은 순차적으로 집 내부를 확인했다. 집을 확인한 이들 중 5명이 계약 의사를 밝히자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제비뽑기를 통해 전세 계약을 맺을 사람을 골랐다.
제비뽑기로 계약 기회를 얻은 사람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전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집은 현 세입자의 이사 날짜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여서 세입자의 이사 날짜에 무조건 맞춰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원체 부족한 곳인데다 16~18평 소형 평형 중심인 단지에서 드물게 등장하는 22평짜리 매물인 탓에 사람들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온 이 단지의 같은 평형 매물은 1개뿐이었다.
이 사실은 가족이 이곳에 전셋집을 보러 갔다는 한 네티즌의 글이 캡처돼 돌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네티즌은 “저희 오빠는 제비뽑기에서 꽝이 나와 허무하게 돌아왔다”며 “요즘 전세 씨가 말랐다 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이사 준비하시는 분들 정말 힘들겠다”고 했다.
이 단지는 지난 1993년 준공된 1,000여가구 규모의 단지로 전용면적 46~71㎡ 규모의 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구성됐다. 연식이 오래됐지만 9호선 증미역과 가깝고 전세가가 비교적 저렴해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는 곳이다.
인터넷에서는 이 사연이 알려진 뒤 ‘전세난의 현실’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 사연은 사진과 함께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와 온라인 채팅방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했다. 한 전문가는 “정부의 임대차 관련 규제가 이어지면서 매물 품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당분간 이 같은 전세불안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진동영·박윤선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