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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라켓소년단’, 골수 야구 팬 작가가 청소년 배드민턴에 빠진 이유는? (브릿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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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엘리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6.14 07:02 2,08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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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별 기자의 K엔터+] ‘라켓소년단’, 골수 야구 팬 작가가 청소년 배드민턴에 빠진 이유는?

[K드라마 읽기] SBS '라켓소년단' 매력
-시트콤 같은 따뜻한 반전 유머로 시청자 사로잡아
-5년간 집요한 취재...비인기종목 애환까지 녹여

입력 2021-06-13 10:45 

 

210609_라켓소년단_4회 리뷰 (1)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 포스터 (사진제공=팬 엔터테인먼트)

 

조은별 기자의 K엔터+’는 시시콜콜한 연예계 현상부터 케이팝, 케이드라마, 케이예능 등 다양한 ‘케이 콘텐츠’를 엔터테인먼트 전문 기자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코너입니다.


주말 내내 안방극장이 떠들썩합니다. 한 채널에서는 죽었던 사람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쌍둥이가 등장해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채널에서는 산소 포화도가 15배 높은 곳에 살고 있는 재벌가의 암투를 그립니다. 현실에서는 금융권 직장인의 불륜 지라시가 SNS를 강타했습니다.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에 일각에서는 “드라마 작가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자극은 더한 자극을 불러일으키지만 결국 피로로 귀결됩니다. 현실도 각박한데 ‘마라맛’ 드라마를 시청한 뒤 속이 거북해지거나 혹은 뒷목을 잡았다면 해결책으로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을 추천해드립니다.

‘라켓소년단’에는 스타가 없습니다. ‘라켓소년단’을 구성하는 다섯 소년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배우는 지난해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필구로 분했던 김강훈 군입니다. 7세 때부터 아역배우로 활동했던 주연배우 탕준상이 최근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을 통해 연기력을 재확인했지만 스타성이나 인지도 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또 다른 선수인 방윤담 역의 손상연, 나우찬 역의 최현욱, 정인솔 역의 김민기 등도 시청자들에게 낯선 얼굴입니다.


‘라켓소년단’에는 범법도 없습니다. 살인, 불륜 등 온갖 악행이 판치는 TV에서 보기 드물게 청정지대를 자랑합니다. 행여 ‘마라맛’을 기대한 시청자라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드라마를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는 후문입니다. 주인공 탕준상의 부모 역으로 출연하는 김상경, 오나라를 제외하면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집필한 정보훈 작가의 역량에 기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뚜껑을 연 ‘라켓소년단’은 소소하고 따뜻한 웃음으로 가득한 스포츠 청춘 드라마였습니다. 주인공 윤해강(탕준상)은 중학 야구부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아버지인 배드민턴 코치 윤현종(김상경)의 빚보증으로 결국 서울에서 떠밀리듯 땅끝마을에 정착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해남서중 배드민턴부에 입부한 해강은 놀라운 운동실력을 뽐내며 그곳서 만난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설익은 풋사랑의 감정에 설렙니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탈바꿈하는 16살, 조금씩 어른이 돼가고 있지만 가끔 부모에게 괜한 심술을 부리는 장면은 여지없는 사춘기 소년의 그것입니다.

‘라켓소년단’의 매력은 초여름 풋사과같은 사춘기 소년들의 풋풋한 열정입니다. 여기에 땅끝마을을 지키고 있는 어르신들의 훈훈한 정이 더해집니다. 마치 해남산 꿀고구마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로 목을 축이듯 적절한 추임새로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간혹 ‘라켓소년단’을 테니스부라며 괴롭히는 해남 일진들이 빌런으로 등장하지만 이들과 대적하는 과정에서 소년들은 하나로 똘똘 뭉치며 서서히 ‘원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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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장면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기아타이거즈 골수팬 정보훈 작가, 비인기종목 배드민턴 조명

대본을 집필한 정보훈 작가는 대중에게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정 작가는 KBS2 ‘해피선데이’팀에서 나영석·이우정 사단의 막내 작가로 예능 경력을 쌓습니다.

 

지난 2011년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막내 작가로 깜짝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사수인 이우정 사단과 함께 tvN ‘응답하라’ 시리즈의 공동 집필진으로 참여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정보훈 작가가 예능작가로 활동하기 전 시사교양 작가였다는 점입니다. 정 작가는 2009년 EBS ‘다큐프라임’을 거쳐 SBS ‘신동엽의 300’, ‘SBS 스페셜’ 팀의 작가로 근무했습니다. 과거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추석특집에서 방송국을 지키는 사람들 편에 참여했지만 통편집당하는 설움을 겪기도 합니다.

‘라켓소년단’은 시사교양 작가로 출발한 작가의 집요한 취재의 결과물입니다. 제작사 팬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작가가 이 드라마 취재에 매진한 기간만 5년.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집필할 때도 ‘라켓소년단’ 구상을 이어갔다는군요. 국내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배드민턴 대회는 대부분 참관했고 배드민턴 협회도 직접 취재했다고 합니다. 연출자 조영광PD가 제작발표회에서 “첫 미팅 때 작가가 전화번호부 책만큼 두꺼운 배드민턴 관계자 인터뷰 자료를 건넸다”는 발언에서 작가의 취재 열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작품에서는 배드민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녹여집니다. 단적인 예가 1회에서 배드민턴 경기에 진 해강이 배드민턴 물품 판매점을 찾아가 자신이 원하는 라켓의 컨디션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죠. 또 청소년 국가대표 배드민턴 선수인 한세윤(이재인)을 통해 경기 전 샐러드만 섭취하고 두통을 앓거나, 꼭 줄넘기를 하는 선수들만의 특징을 세세하게 묘사합니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배드민턴’이라는 종목을 내세웠을까요. 제작사 관계자는 “여느 엘리트 스포츠와 달리 배드민턴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국내 배드민턴 엘리트 팀은 300팀, 동호인도 300만명 이상입니다. 작가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비인기종목’의 설움과, 누가 봐주지 않아도 묵묵히 땀을 흘리는 선수들의 애환을 그립니다. 초등학교 시절 배드민턴 유망주였던 해강이 야구선수가 된 것도, 이런 배경이 한 몫하게 되죠.

실제 정보훈 작가는 ‘SBS스페셜’ 작가로 재직 당시 비인기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 결과물이 ‘SBS 스페셜-우리는 왜 공에 열광하는가’ 편에 드러납니다. 작가는 당시 집필 과정을 자신의 브런치에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실상 전남 순천 출신인 정보훈 작가는 기아타이거즈의 골수팬이라고 합니다. 전작인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주인공 제혁(박해수)를 유명 투수로 그린 것도, 해강이 기아 타이거즈 출신 양현종의 팬인 것도 작가의 사심으로 볼 수 있겠죠. 마치 작가가 드라마 속 장치로 애용하는 ‘반전’같은 사실입니다.

작가의 고향이 호남 지역이기 때문에 아역배우들의 사투리 교정도 작가가 직접 꼼꼼하게 맡았다고 합니다. 그 결과 “아따~ 성님 징하네유”같은 정겹고 찰진 사투리 대사가 완성됩니다. 일반적으로 미디어에서 다루는 호남 사투리가 조직폭력배나 촌스러움을 강조하는 장치로 쓰이지만 ‘라켓소년단’에서는 잘생긴 인스타 스타 방윤담이 의외로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거나 팀의 막내 이용태(김강훈)의 귀염움을 강조할 때 사용됩니다.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일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커뮤니티에서 작품의 배경을 놓고 지역 비하 발언을 하며 폄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이라고 하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의 눈을 뜨고 드라마를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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