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시장, 넷플릭스 독주 ‘흔들’
ㆍ디즈니플러스 이어 MGM 인수하는 아마존프라임의 강력한 도전 직면
ㆍ워너미디어·디스커버리 콘텐츠 통합…컴캐스트·비아콤CBS 합병설도
ㆍ갈수록 활발해지는 ‘합종연횡’…OTT ‘춘추전국시대’ 판도 변화 주목
넷플릭스가 독주하고 있는 전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판도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꾸준히 ‘갈 길’을 가고 있지만, 도전자들의 움직임은 이보다 더 빠르고 활발하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경쟁력을 높이자 경쟁업체들은 이에 더해 초대형 콘텐츠 제작사를 인수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콘텐츠 제작사를 인수한다는 것은, 앞으로 그 영화제작사의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보기 어려울 것이란 의미다.
디즈니플러스에 더해 아마존프라임, HBO맥스(워너미디어)까지 넷플릭스의 아성에 도전하면서 전 세계 OTT 시장에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MGM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이 MGM 인수에 들인 돈은 84억5000만달러(약 9조4400억원)다. 규모로는 2017년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할 때 쓴 137억달러(약 15조3000억원)에 이어 아마존 역사상 두번째로 크다.
아마존은 2011년부터 OTT인 ‘프라임비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e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의 멤버십(아마존프라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1억5000만명의 구독자를 불러모았다. 넷플릭스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아마존은 강한 경쟁력을 가진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1924년 설립된 영화사 MGM은 <007> 시리즈와 <록키> <매드맥스>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 판권을 갖고 있다. 아마존은 “이번 인수를 통해 아마존 스튜디오, 영화 및 TV 부문을 강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미국 최대 통신사 AT&T의 콘텐츠 자회사 ‘워너미디어’와 케이블TV 채널 사업자 ‘디스커버리’가 양사의 미디어 콘텐츠 자산을 통합하는 데 합의했다.
워너미디어는 케이블 채널 CNN, HBO, 시네맥스, TNT, TBS와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를, 디스커버리는 동명의 케이블 채널과 애니멀플래닛, HGTV 등을 소유하고 있다. 워너미디어는 ‘HBO맥스’, 디스커버리는 ‘디스커버리플러스’라는 OTT를 각각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HBO맥스의 구독자는 6400만명, 디스커버리플러스 구독자는 150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디즈니플러스 등 이른바 ‘빅3’와 비교하면 한참 뒤처진다.
그러나 양사의 콘텐츠가 결합하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워너미디어는 영화와 드라마 등 전통적인 인기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디스커버리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강세를 보인다.
새로 출범하는 회사는 여기에 뉴스와 스포츠까지 통합 제공할 계획이다. 합병회사를 이끌 데이비드 재슬라브 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는 “이처럼 역사적인 브랜드, 세계적인 수준의 언론매체, 상징적인 프랜차이즈를 한 지붕 아래 통합하게 돼 너무나 신이 난다”며 “함께함으로써 더 가치 있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OTT 시장의 ‘합종연횡’은 앞으로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OTT ‘피콕’을 운영하고 있는 컴캐스트와 ‘파라마운트플러스’를 갖고 있는 비아콤CBS가 합병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컴캐스트는 방송사 NBC와 영화제작사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을 보유하고 있다. 비아콤CBS는 방송사 CBS와 파라마운트 스튜디오 등을 갖고 있다. 반대로 아마존이나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회사가 컴캐스트나 비아콤CBS의 콘텐츠 관련 회사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