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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빅픽처] '서복'의 실패한 실험과 시행착오 (SBS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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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서복'의 실패한 실험과 시행착오 

 

김지혜 기자 

작성 2021.05.04 17:04 수정 2021.05.04 17:25

 

서복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공유, 박보검 주연의 '서복'(감독 이용주)은 2021년 한국 영화계의 가장 큰 실패작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제작비 160억 원이 투입된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320만 명. 그러나 개봉 3주간 벌어 들인 관객 수는 고작 38만 명뿐이다. 

 

2021년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디즈니·픽사의 '소울', 저패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까지 총 세 편. 한국 영화 대작들이 일제히 개봉을 미룬 가운데 야심 차게 등판한 '서복'은 결국 '100만 클럽'에 들지 못했다. 

 

코로나19를 감안하더라도 영화의 규모와 캐스팅, 화제성을 생각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흥행 성적만의 문제는 아니다. 모든 영화를 흥행의 잣대로만 평가할 수 없고, 고유의 가치로 인정받은 작품도 많다. 그러나 '서복'은 그렇지 못했다. 

 

◆ 사유의 깊이도 장르의 재미도 역부족…무너진 기대감 

 

영화의 기대 요소는 충분했다. '건축한 개론'의 이용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안방과 영화계에서 톱스타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공유와 청춘스타 박보검의 첫 호흡, 어떤 영화에서도 제 역할을 120% 해내는 조우진이 가세한 작품이었다. 여기에 한국 영화 최초의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SF 영화라는 점도 호기심을 높였다. 

 

관객들은 한국판 '블레이드 러너', 'A.I' 등을 기대했으나, 그에 버금가는 완성도는커녕 '서복'만의 미덕을 발견하기도 어려웠다. 

 

삶과 죽음이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SF 장르 안에서 풀어내려는 시도가 새롭진 않아도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바. 하지만 영화는 어디서 본듯한 이야기에 평면적인 캐릭터, 느리고 단조로운 호흡, 공감할 수 없는 결말까지 더해져 큰 실망감을 안겼다. 

 

서복

 

할리우드 주류 영화가 SF 장르를 소비해온 방식은 ▲ 볼거리가 극대화한 오락영화 혹은 ▲ 사색적 질문을 던지는 철학 영화일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서복'은 후자의 길을 택했다. 시도와 비전은 원대했으나 유사 콘셉트를 제시하는데 그치고야 말았다. 

 

이 영화의 진짜 문제점은 장르의 '모호한 정체성'이 아닌 '영화적 재미'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선문답 같은 대사의 남발과 메시지를 입으로 전달하는 1차원적 구성 등은 영화계 '선수'들이 만들었다고 하기엔 너무나 게으른 결과물처럼 여겨진다. 관객은 느끼길 원하지 주입되길 바라지 않는다. 영화와 관객이 통했다면 교감과 공감은 자연스레 뒤따르는 법이다. 

 

'서복'의 문제는 구멍이 숭숭 뚫린 듯한 시나리오에서 예견됐는지도 모르겠다. 감독이 무려 9년이나 썼다는 시나리오는 시간과 땀의 총량에 비례하지 않는 결과로 관객을 실망시켰다. 


이용주 감독은 감독은 "장르를 정해 놓고 시나리오를 쓴 것이 아니라 키워드에 맞는 장르를 찾다 보니 SF가 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장르에 갇히지 않은 드라마였다면 좀 더 깊이 있는 작품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할리우드의 화려한 SF를 처음부터 의도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160억 원이 투입된 상업 영화를 보러 온 관객이 오락적 볼거리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심리다. 규모의 영화로서의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 스타 파워도 무색…또 한 번 확인된 영화의 본질 

 

서복

 

공유와 박보검의 활용 역시 배우들이 가진 매력을 생각하면 아쉽다. 어떤 장르라도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냈던 조우진마저 이 영화에서는 활기를 잃은 모습이다. 즉, 배우가 가진 고유의 이미지와 개개인의 역량에 기댔을 뿐 시나리오와 캐릭터의 매력이 인물에 더해지지 못했다.

 

'서복'은 관찰자 시점에서 복제인간을 바라보는 영화지만 정작 관찰자인 기헌이 가장 모호한 인물처럼 보인다. 우선 기헌이 느끼는 육체적, 심리적 고통이 무엇이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가 와 닿지 않는다.  

 

타이틀롤을 연기한 박보검은 본인이 가진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섬세한 감성 연기를 펼쳤다. 순수와 호기심, 비애와 비극을 넘나드는 연기는 그만이 할 수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으나 영화적 매력을 플러스시키는 시너지를 내는데 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어차피 이건 배우 개인의 역량 만으로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영역이다. 

 

서복

 

영화의 홍보·마케팅의 방향성도 아쉬운 점이었다. 작품을 알리기 위해 영화의 결과 맞지 않는 방향으로 홍보가 이뤄진 모양새였다. 

 

엄밀히 따지자면 '서복'은 블록버스터 오락 영화가 아니다. 영화의 색깔과 홍보 전략이 따로 노는 것은 비단 '서복' 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 상업 영화의 공통적인 아쉬움이기도 하다. 

 

일단 예비 관객의 관심과 호기심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을지 몰라도 영화를 보러 간 관객이 느끼는 배신감은 클 수밖에 없다. 

 

 

서복 

 

◆ OTT와 극장영화의 공존?…CJ의 민망한 자평 

 

코로나19 여파에 개봉을 한 차례 미뤘던 '서복'은 4월 15일 극장 개봉과 함께 CJ ENM의 OTT서비스인 티빙 동시 공개를 결정했다. 비슷한 규모의 블록버스터 '승리호'가 넷플릭스와 손잡으며 냈던 성과를 내심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 보다는 제작비 일부를 회수하려는 현실적인 판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복'은 '승리호'가 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영화에 대한 관객의 만족도 차이가 컸고 플랫폼의 확장성 면에서도 티빙은 넷플릭스와 비할 바가 안된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마트라면 티빙은 동네 슈퍼 수준인 셈이다. 

 

지난달 28일 CJ ENM와 티빙은 보도자료를 통해 "'서복'이 극장과 국내 대표 OTT 티빙(TVING) 동시 공개라는 새로운 방식을 성공적으로 제시하며 침체된 영화 산업에 새 활로를 열었다."고 자평했다. 티빙의 세부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주 동안 '실시간 인기 영화' 1위 자리를 지키며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덧붙였다. 

 

서복

 

또한 팬덤을 가진 스타 배우 출연작이라는 점에서 유료 가입자의 리텐션 콘텐츠로 탄탄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자사의 기대감일 뿐이다. 

 

극장과 OTT 티빙이 상생의 시너지가 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지만 타 투자배급사와의 협업도 순조로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복'이 손해를 만회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루트는 해외 성적이다. 56개국에 선판매된 '서복'은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의 지역에서 동시 개봉했다. 

 

CJ는 "홍콩에서는 개봉주 1위를 차지했으며, 대만에서는 개봉 주 기준 '기생충'보다 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해외 극장 상황 역시 좋지 못하지만 일본, 독일, 북미, 중동 등에서도 개봉을 준비 중인 만큼 해외에서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ebada@sbs.co.kr

 

출처 : SBS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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