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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아내 죽인 혐의로 체포된 의원, 의문점 세 가지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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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6.25 06:36 13,78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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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죽인 혐의로 체포된 의원, 의문점 세 가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끝나지 않은 의혹: 웨스팔 사건의 진실>

21.06.24 12:20최종업데이트21.06.24 12:20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끝나지 않은 의혹> 포스터.?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끝나지 않은 의혹> 포스터.? ⓒ 넷플릭스

 
2016년 10월 6일 벨기에 법원, 왈론 의회 의원 웨스팔의 아내 살인 의혹 사건 평결일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다. 무엇보다 사건 자체에 쟁점이 넘쳐 났는데, 피의자 웨스팔 측과 피해자 베로니크 측(유가족)의 주장이 첨예하고 팽팽하게 대립했던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끝나지 않은 의혹: 웨스팔 사건의 진실>은 2013년 10월 31일 밤 벨기에 오스탕드의 몬도 호텔 602호에서 일어난 사건과 사건을 둘러싼 첨예한 법적 공방을 다룬다. 사실은 베로니크가 2013년 10월 31일 밤 벨기에 오스탕드의 몬도 호텔에서 죽었다는 것, 웨스팔 측은 자신이 잠든 사이에 베로니크가 자살했다고 주장하고 베로니크 측은 웨스팔이 베로니크를 죽음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한다. 

작품은 2013년 10월 30일과 31일 몬도 호텔에서의 웨스팔과 베로니크 행적을 추적한다. 베로니크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없기에 웨스팔의 말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련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과 쟁점들이 계속 나타난다. 상식적으로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쪽은 웨스팔이지만, 웨스팔은 살아서 자신의 무죄를 고수한다.  

수상하고 흥미로운 사건

흥미로운 사건이다. 비록 작은 도시의 의원이지만 그래도 명명백백 민주적 절차로 국민들이 직접 뽑은 의원이 다른 사람도 아닌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고 재판까지 받게 되었다는 것 하나. 비록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부부 사이였던 웨스팔과 베로니크 둘만 묵은 호텔 방에서 베로니크가 죽었다는 것 둘. 여러 정황상 합리적 의심으로 웨스팔이 베로니크 살해 용의자로 유력한 와중에 웨스팔은 끝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는 것 셋. 

우선 웨스팔과 베로니크가 몬도 호텔에 묵은 2013년 10월 30일과 사건 당일인 이튿날을 들여다보다. 그들은 따로따로 몬도 호텔에 도착해 함께 방에 묵었다. 바로 아래층에 묵었던 부부의 기억에 따르면, 그들은 첫째날 격렬한 섹스를 나눴다고 한다. 이튿날엔 베로니크가 술을 아주 많이 마셨고, 다정했던 베로니크가 갑자기 돌변해 웨스팔에게 폭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한다. 

웨스팔은 베로니크를 진정시키고자 했지만 폭력을 쓰진 않았고, 침대에 앉아 벨로니크가 진정되길 기다렸다. 진정이 된 베로니크는 옷을 벗더니 화장실에 갔고 웨스팔은 옷을 입은 채로 침대 이불 위에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몇십 분이 지난 후에 일어난 웨스팔은, 얼굴에 봉지가 덮인 채 화장실에 반나체로 쓰러져 있는 베로니크를 발견했다. 웨스팔은 잠시 CPR을 하다가 도움을 청하러 1층 프런트로 달려갔다. 프런트 관리인은 신고한 후 웨스팔과 함께 직접 602호로 향했다. 그는 웨스팔의 태도가 수상하다고 했다. 

유죄? 무죄?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대작 시리즈 <계단: 아내가 죽었다>가 연상된다. 미국의 인지도 있던 소설가 마이클 피터슨이, 아내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죽은 사건의 피의자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웨스팔 사건에서 웨스팔은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웨스팔은 비록 구속되어 꽤 오랜 시간 동안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었지만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래서 다큐멘터리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으로서 얼굴을 드러내 시종일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제목 '끝나지 않은 의혹'처럼 그(웨스팔)와 그녀(베로니크)를 둘러싼 의혹은 사라지지 않을 테다.

사건으로 돌아가, 웨스팔은 아내 베로니크 살해 혐의로 체포되어 집중적인 수사를 받는다. 한순간도 빠짐 없는 타임라인을 숨김 없이 말해야 했다. 변호사는 웨스팔을 100% 믿었을까, 믿을 수 있었을까.

이상하게 흐른 수사와 공판

그런데 수사와 공판은 이상하게 흐른다. 주인공 웨스팔이 살해 혐의를 부정함에 따라 그와 관련된 사건 자체가 부각됐지만 그의 아내 베로니크의 신상이 탈탈 털리기에 이른다. 어렸을 때 남자 교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부터 평생 술과 마약에 절어 살았고, 결혼을 하고 나서도 바람을 폈다는 사실까지. 언론은 그녀를 두고 '색정광'이라 낙인찍기에 이른다.  

작품에 당사자 중 하나인 웨스팔이 출연한 건 화제성 면이나 사건의 심층성 면에서 긍정적이었을 수 있겠으나, 다분히 웨스팔의 입장과 생각만 투영됐다는 한계를 가진다. 물론 무죄로 최종 판결을 받았으니 문제될 건 없겠지만 베로니크의 비극적 삶과 죽음에 던지는 문제적 시선을 찾아볼 수 없는 게 아쉬웠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해 주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관련된 수많은 의혹과 얽히고설킨 논란 사이에서 진실을 끄집어내는 게 다큐멘터리의 의무라고 한다면, 이 작품은 의의를 상실한 것이자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그녀의 삶과 죽음이 낱낱이 까발려진 건, 웨스팔의 혐의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파헤치기 위함이었지 그녀 본인을 위한 건 아니지 않겠는가. 흥미로운 사건을 이런 식으로 접하게 돼 여러모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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