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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엘리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9.22 07:17 9,54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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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의 시선] 공정한 ‘오징어 게임’
[이선영의 시선]

 

이선영 MBC아나운서 media@mediatoday.co.kr

2021.09.22 

 

 

* 드라마 ‘오징어 게임’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은 현생을 살아가는 고액 채무자 456명이 서바이벌 게임을 펼친다. 첫 번째 게임에서 진짜로 목숨을 잃고 나서야 참가자들은 게임의 대가가 목숨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최종 상금은 456억. 플레이어 한 명당 목숨값이 1억이다. 사람 목숨을 돈으로 매겼다는 잔혹함에 참가자들이 술렁이지만 게임의 주최자는 ‘자유’, ‘기회’, ‘공정’ 이라는 키워드로 참여를 독려한다.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전제가 된, 모두에게 똑같은 규칙이 주어지는 공정한 기회의 장. 이 규칙에 따라, 최선을 다하면 누구라도 차별 없이 456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 주최자가 설정해 놓은 ‘공정’에 대해 플레이어들은 어느덧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나, 달고나 조각을 부수는 ‘뽑기’ 게임과 사람 목숨을 교환하는, 요샛말로 ‘밸런스 붕괴’인 규칙이지만 안정적으로 운영된다. 455명을 누르고 최종 승자가 된다면 인생을 바꿀만한 상금, 그리고 주최 측에 대항하기에 개인의 희생이 의미 없다는 자포자기가 맞물린 결과다. 이런 구조 속에서 내가 살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도 괜찮다는 인간성의 부정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부당한 시스템에 대한 저항은 패배한 자들의 치졸함으로 치부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드라마 속 규칙은 가상이지만 분명 현실과 닮아있다. 2년마다 계약 해지가 되기 싫다면 아무리 채용 가뭄이라도 정규직 채용에 합격해야 하고, 30년을 성실히 근무해 월급을 모아도 집을 살 수 없다면 무리한 투자라도 해서 자산을 불려야 한다. 한참 앞서, 어느 정도 인간다운 대우를 받기 위한 조건으로 학력은 필수라 글을 떼자마자 입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건 기본. 이렇게 정해진 시스템을 무사히 뚫고 지나온 사람에게는 ‘열심히 살았다’는 추앙이, 낙오한 사람에게는 어쩐지 부당한 처우와 은근한 차별이 주어진다. 우리 앞에 설계된 ‘공정’의 모습이다.

대한민국 차기 리더에 도전하는 대선 주자들의 화두도 ‘공정’이다. 윤석열, 원희룡 등 야당 대선 주자들은 18일 청년의 날을 맞아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부모 찬스가 아닌 본인의 능력으로 대학에 가고, 부동산을 마련하는 대한민국을 공약했다. 여당 후보 박용진 의원도 ‘입시공정감독원’ 설치를 언급하며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를 공언했다. 생존하면 상으로 인서울 대학이, 대기업 사원증이, 내 명의 아파트가 주어지는 공정. 여야 할 것 없이 지금과는 다른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부르짖지만, 지금의 설계를 그대로 따르되 부정(不正)을 줄이겠다는 약속일 뿐이다.

‘오징어 게임’에서 규칙은 칼같이 지켜진다. 자신들이 설계한 공정을 지키기 위해 총으로 무장한 심판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티끌만 한 부정(不正)조차 일어나기 힘든 과정이지만 주최 측이 공정을 말할 때마다 불편한 감정을 누르기 힘들다. 생존이라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을 두고 승패를 가르는 것 자체가 거대한 불공정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참가자들은 상금 때문이 아니라 죽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친다. 잔혹한 드라마보다 과연 현실이 나을까. ‘오징어 게임’에는 456억이라는 엄청난 ‘인센티브’라도 있었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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