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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정덕현의 엔터인사이드] ‘라켓소년단’, 스포츠 성장 드라마의 정석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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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6.11 07:55 8,28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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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의 엔터인사이드] ‘라켓소년단’, 스포츠 성장 드라마의 정석

매일신문 배포 2021-06-11 06:30:00 | 수정 2021-06-08 16:56:12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 스포츠, 귀촌, 성장드라마의 묘미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

스포츠, 시골 그리고 소년 소녀. 이 키워드들은 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 하면 떠올리게 되는 단어들이다. 도시에서 소외된 어느 시골에서 스포츠를 통해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은 스포츠 성장 드라마의 정석을 보여준다.

 

◆'라켓소년단'은 '슬기로운 땅끝마을 생활'?

SBS '라켓소년단'이라는 제목은 어딘가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워터보이즈' 같은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소외된 시골 마을에서 소년 소녀들이 위기의 특정 스포츠 종목을 통해 자신들을 성장시키는 따뜻한 이야기가 그것이다. 그 계보는 우리에게도 강형철 감독의 '스윙키즈' 같은 영화나, '땐뽀걸즈' 같은 다큐영화이자 드라마에서 발견된다.

이들 스포츠 성장 드라마는 대부분 소외된 지역에서 존폐 위기에 처한 스포츠 종목으로부터 시작한다. 해체 위기에 몰린 수영부 부원들이 수중발레에 도전하는 '워터보이즈'나, 1951년 한국전쟁 당시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전쟁 포로들이 모여 스윙댄스에 도전하는 '스윙키즈'가 그렇고, 구조조정으로 조선업이 쇠락의 길을 걷는 거제에서 미래가 암담한 소년 소녀들이 댄스스포츠를 통해 꿈을 펼쳐가는 '땐뽀걸즈'가 그렇다. 마찬가지로 '라켓소년단'은 땅끝마을 해남에서 선수 자체가 없어 해체 위기에 몰린 배드민턴부의 도전기를 담았다.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

하지만 '라켓소년단'이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작품은 이러한 계보와는 조금 다른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다. 그것은 이 작품의 작가가 다름 아닌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첫 드라마를 쓴 정보훈 작가이기 때문이다. 워낙 감방이라는 공간이 강렬해서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우리는 '감옥 소재 드라마'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이 작품 역시 스포츠 성장 드라마다. 결국 이 작품은 잘 나가던 프로야구 선수가 하루아침에 감옥에 가게 되고 어깨까지 다치게 되어 선수로서의 사망선고를 받지만 다시 재기해 등판하는 과정을 그렸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중요한 소재인 드라마였다는 것이다.

'라켓소년단'은 그래서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유사한 평행이론을 이룬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야구를 소재로 했다면 '라켓소년단'은 배드민턴을 소재로 하고 있고, 전자가 감옥으로 추락한 인물을 그린다면, 후자는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땅끝마을까지 가게 된 인물을 그린다. 물론 여기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이 추락한(?) 곳에서 '사람 냄새 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더불어 운동을 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라켓소년단'은 그래서 '슬기로운 땅끝마을 생활' 같은 느낌을 준다.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의 매력에 빠지다

스포츠 성장 드라마의 가장 큰 중심축을 이루는 건 결국 그 스포츠 종목 자체의 매력이다. 그래서 이러한 부류의 드라마들이 가져오는 종목은 '비인기 종목'이거나 다소 '소외된 종목'인 경우가 많다. 물론 배드민턴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되면 '메달 밭'으로 불리며 국민적인 인기를 끄는 종목이다. 그래서 이용대 선수 같은 스포츠 스타가 탄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적인 스포츠 제전을 빼고 나면 그다지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생활체육으로는 자리 잡고 있지만, 스포츠 중계 같은 방송이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스포츠는 아니라는 것. 그래서일까. '라켓소년단'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사실에 배드민턴 동호인들과 협회 등은 상당히 반기는 모습이다. 늘 선수나 배드민턴업계 종사자를 표지모델로 세우는 '배드민턴코리아' 같은 잡지에서 표지모델로 '라켓소년단'을 세우고 있는 건 이를 통해 이 종목에 대한 붐업을 기대하는 마음 때문일 게다.

실제로 '라켓소년단'은 첫 회부터 배드민턴이라는 셔틀콕 하나를 두고 벌이는 스포츠의 다이내믹한 묘미들을 영상에 담아 보여준다. 실제 스포츠 중계에서라면 '연출'되기 어려웠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지는 영상들과, 끝없이 이어지는 랠리의 아슬아슬하지만 거의 묘기에 가까운 장면들이 등장한다.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

하지만 진짜 묘미는 이 경기를 더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인물들의 캐릭터와 이야기들이 더해지면서 생겨난다. 주인공인 해강(탕준상)은 해맑아 보이지만 아버지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해하고 배려할 정도로 속 깊은 소년이다. 야구의 꿈을 키웠지만 돈이 없어 주전으로 서지 못하는 현실에서, 심지어 땅끝마을로까지 이사를 오게 되지만 투덜대면서도 잘 적응해가는 소년.

그런데 전혀 배드민턴과는 연이 없을 것만 같던 이 소년의 반전 과거가 드러난다. 초등학교 시절 배드민턴으로 전국을 휩쓸다시피하며 파란을 일으키고는 사라졌던 전설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것. 대회 출전을 위해 딱 한 번 다시 배드민턴을 잡겠다 나선 해강은 그러나 자기보다 어린 선수에게 진 후 특유의 승부욕 때문에 다시 배드민턴에 빠져든다. 이러한 스토리가 깔려 있어 그가 보여주는 일련의 경기들이 흥미진진해진다.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

◆시골의 정과 소년 소녀들의 풋풋한 성장담

스포츠만큼 '라켓소년단'이 가진 또 한 축의 묘미땅끝마을이라는 시골이어서 만들어지는 코미디와 따뜻한 정이 넘치는 휴먼드라마라는 점이다. 어디로 이사가는 줄도 모른 채 트럭에 탄 해강이 "설마 땅끝은 아니겠지?"라고 묻고는 진짜 땅끝마을에 도착하는 식의 코미디가 펼쳐진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도 그랬지만, 정보훈 작가는 다양한 시트콤적인 웃음들을 에피소드별로 풀어내는 데 능숙하다. 그 웃음의 상황에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염소 울음소리를 효과음으로 넣었듯이, '라켓소년단'은 개구리 울음소리를 대신 효과음으로 차용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혀 짧은 소리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던 문래동 카이스트 역할의 박호산이 우정출연해 첫 에피소드부터 웃음을 주고, 티격태격하는 윤현종(김상경)과 해강의 부자 케미나, 낯선 땅끝마을의 이사한 집에 도착해 겪는 시골살이 역시 시트콤 같은 웃음을 만들어준다.

물론 그 웃음은 땅끝마을 사람들이 보여주는 따뜻한 정과 어우러지며 정보훈 작가 특유의 훈훈한 휴먼드라마의 색깔로 전해진다. 다소 차갑게 보였던 이웃집 오매할머니(차미경)와 해강이 서로를 알아가며 쌓아가는 정이 그렇고, 해강의 동생 해인(안세빈)이 사라지자 퉁명스러워 보였던 온 동네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찾아나서는 훈훈한 광경이 그렇다.

도시에서 밀려나 땅끝마을까지 오게 된 것이고, 그래서 소외된 처지처럼 보이지만 그곳에서 느끼게 되는 시골의 정은 이것이 '좌천'이나 '유배' 같은 소외가 아니라 오히려 '힐링'으로 다가오게 해준다. 이러한 반전 포인트는 각박하고 경쟁적인 도시의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하나의 카타르시스를 전해준다.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의 한 장면. SBS 제공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건 소년 소녀들 사이에 만들어지는 설렘과 툭탁대면서도 성장해가는 과정의 재미다. 해강은 그곳에서 청소년 국가대표 에이스 한세윤(이재인)을 만나고 어쩌다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성장시키는 관계를 만들어간다.

소년 소녀들이 주인공인 드라마여서인지 특히 주목되는 건 대거 출연한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다. 해강 역할의 탕준상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브 투 헤븐'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그루 역할로 주목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작품이 그에게는 중요한 성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백꽃 필 무렵'의 필구와 '마우스'에서의 재훈 역할로 놀라운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연기천재 김강훈의 '작은 이용대' 같은 면모도 마음을 잡아끌고, '스카이캐슬'에서 주목받은 이지원의 톡톡 튀는 매력도 볼만하다. 드라마가 보여줄 소년 소녀들의 성장담은 그래서 이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자로서의 성장담이 될 것으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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