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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5.05 06:58 6,62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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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인 말에 착잡, "내 모든 잎사귀가 지는 것 같아"

[신작 영화 리뷰] <더 파더>

21.05.04 15:37최종업데이트21.05.04 15:37

 

 

영화 <더 파더> 포스터.

▲ 영화 <더 파더> 포스터. ⓒ 판씨네마

 
매년 초, 나아가 이전 해 말부터 당해 상반기까지 영화계는 명작과 걸작 홍수를 이룬다. 전 세계 영화계를 주름잡는 미국 할리우드의 자타공인 최고 시상식들인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가 연초에 연달아 열리기 때문이다. 노미네이트와 수상 여부에 따라 흥행이 크게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즉, 돈을 쏟아붓는 블록버스터급이 아닌 작품성과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영화들의 마케팅 승부처인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통상 2월에 열리던 아카데미 시상식이 4월로 연기되어 많은 영화가 개봉은 물론 마케팅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 생각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의 영화들은 전혀 상관이 없어 보였지만, '아카데미용' 영화들의 개봉 일정이 예전보다 많이 늦춰졌다. 여우주연상, 감독상, 작품상 3관왕에 빛나는 <노매드랜드>는 4월 15일에 개봉했고, 남우조연상과 주제가상을 차지한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는 4월 22일에 개봉했다. 그리고 남우주연상과 각색상을 수상한 이 영화 <더 파더>도 느지막히 4월 7일에 개봉했다. 주요 수상작들이 일제히 아카데미 시상식에 맞춰 개봉한 것이다. 

<더 파더>는 일찍이 두 대배우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다. 자그마치, 안소니 홉킨스와 올리비아 콜맨. <양들의 침묵>으로 수많은 남우주연상을 탄 안소니 홉킨스지만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오른 바 있는 그는, 작년 <두 교황>으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더니 올해에는 <더 파더>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이한 듯하다. <더 페이버릿>으로 베니스 영화제와 골든 글로브, 영국과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등을 독식하며 대배우로 우뚝 선 올리비아 콜맨은, 이후 드라마와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오가며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가 이상한 거야, 세상이 이상한 거야

영화는 치매에 걸린 안소니(안소니 홉킨스 분)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심리 드라마를 표방한다. 런던의 자가 아파트에서 평화롭게 일상을 영위하던 안소니를 찾아와 챙겨 주는 건 큰딸 앤(올리비아 콜맨 분)뿐. 그런데 그녀가 청천벽력 같은 말을 전하는 게 아닌가. 새로 사귄 프랑스인 남자친구를 따라 파리로 이사를 간다는 것이다. 대신 자주 찾아올 거고, 그에겐 강변인이 새로 온다고 했다. 

앤은 어디 가고 알 수 없는 얼굴의 남자가 거실을 차지하고 앉아 있다. 그는 자신을 앤의 남편 폴이라고 하더니 이 집이 자기 집이라고 말한다. 안소니로서는 이 집은 당연히 자기 것이고 이 집에서 나간 기억이 없다. 그리고 얼굴도 폴이 아닌 것 같다. 곧 쇼핑을 마치고 돌아온 앤, 그런데 다른 사람이다. 웃긴 건, 너무나도 당연한 듯 그녀가 자신이 앤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그러더니 그녀는 파리로 가지 않는다고 하는 게 아닌가. 마음이 놓인 안소니다. 

시간이 지나, 원래의 앤이 다시 왔다. 그러더니 간병인이라는 젊은 여인 로라도 왔다. 안소니는 기쁜 듯 탭댄스를 추며 즐거운 시간을 갖지만, 이내 자신은 혼자서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며 좋지 못한 말들을 날린다. 충격에 빠진 앤, 오히려 로라가 그녀를 달래준다. 다시 시간이 지나, 안소니는 인지하고 있던 사실과 사람들의 얼굴이 또다시 뒤죽박죽 바뀌는 상황을 맞닥뜨리는데... 내가 이상한 걸까, 세상이 이상한 걸까. 

치매 환자의 시선에서

영화는 몇몇 장면을 제외하곤 거의 동일한 장소에서 거의 동일한 인물들이 거의 동일한 일을 가지고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다. 하여 '연극적'이라는 수식어를 달 수밖에 없는데, 이 영화가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역시, 그렇구나' 싶었다. 원작의 연극을 연출한 플로리안 젤러가 영화도 직접 연출했다는 사실을 알면 많은 것들이 저절로 설명된다. 이 영화가 수많은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더불어 각색상을 수상한 것까지 말이다. 

치매를 소재로 한 명작들이 기억난다. 당장 떠올려 봐도 <어웨이 프롬 허> <아무르> <스틸 앨리스> 등이 있는데, 가슴 절절함과 더불어 '사랑'이 입혀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치매를 한 발자국 떨어져 바라보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더 파더>는 일찍이 본 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치매 환자의 시선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치매 환자 안소니와 함께 치매를 직접체험하는 느낌이랄까. 피부에 와닿아 맛본 적 없는 소름을 선사하니, 차라리 공포 스릴러 영화라고 해야 맞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많은 '노인' 명배우들을 떠올려 봐도 안소니 홉킨스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된다. 플로리안 젤러 감독도 각본을 쓸 때부터 오직 안소니 홉킨스만 염두에 뒀다고 하니 운명이 아니고 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극중 이름 '안소니' 그리고 극중 안소니의 생일 1937년 12월 31일도, 실제 안소니 홉킨스의 그것과 동일하다. 그런가 하면, 플로리안 젤러는 혹시 안소니 홉킨스가 끝끝내 거절하면 본인의 나라로 돌아가 프랑스 자본과 배우들로 영화를 제작하려 했다고 한다. 정녕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가.

누구나와 맞닿아 있는 이야기

타임루프에 갇힌 듯 기억의 망각 속에서 헤매던 안소니 그리고 영화에도 끝은 있었다. '아하, 그래서 그랬구나'하고 말이다. 오감을 자극하는 화끈한 반전이 아닌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반전으로, 섬뜩한 공감을 자아낸다. 하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 언제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익히 인지하고 있던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 버리는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른다. 

와중에 심장에 박혀 버린 대사 한 줄이 기억에 남는다. 안소니가 엄마의 품을 그리워하며 아이처럼 떨고 순간 제정신을 차린 듯 "내 모든 잎사귀가 다 지는 것 같아"라고 울먹이는 장면, 아무리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나 죽음을 맞이한다고 해도 그 자명한 진리를 받아들이는 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한편 <더 파더>는 치매로 힘들어하는 아빠를 둔 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기억의 혼란 끝에 망각의 길을 가고 있는 안소니를 바라보고 대하는 앤의 모습 또한 누구나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빠를 모시며 극진히 생각하고 또 사랑하지만 자신의 길을 가야 하기에 고민도 많이 한다. 그런가 하면, 아빠가 정작 자신을 멀리 하고 작은딸만 생각하는 모습에 서운함을 느끼기도 한다. 앤의 다분히 인간적인 면모가 이 영화를 이끄는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안소니 홉킨스와 올리비아 콜맨의 완벽한 앙상블 또는 하모니가 빛을 발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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