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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조선의 힙’은 궁궐에서 시작됐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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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4-28 12:37 40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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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힙’은 궁궐에서 시작됐다

BTS 공연으로 해외에서도 관심…올해 7회째인 궁중문화축전은 개막 전부터 폭발적 인기

입력 : 2021-04-28 10:16/수정 : 2021-04-28 11:27

 

지난해 9월 궁중문화축전 프로그램의 하나로 열린 경복궁에서 열린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은 심청전을 소재로 한 국악 뮤지컬이다. 원래 봄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궁중문화축전이 가을로 연기되면서 공연 역시 연기됐다.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힙(Hip)하다. 언젠가부터 자주 들리는 이 단어는 유행에 밝다는 뜻의 영어 형용사 ‘hip’에 한국어 ‘~하다’를 붙인 것이다. 젊은 층에선 일상 용어가 된 ‘힙하다’는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최근 힙한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엔 지루하고 촌스럽다고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트렌디하고 개성적인 것이 됐다. 2020년을 강타했던 이날치 밴드는 대표적 사례. 조선 후기 명창 이날치에서 이름을 따온 이날치 밴드는 판소리를 현대적 팝 스타일로 재해석한다. 이들이 부른 판소리 ‘수궁가’에 앰비규어스 컴퍼니가 춤을 추며 한국의 대표명소를 누비는 한국관광공사의 해외 홍보 동영상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날치 밴드에는 ‘조선의 힙’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환호가 쏟아졌다.

한국의 전통문화는 이제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을 넘어 지구촌을 매료시키고 있다. K팝, 드라마, 영화 등에서 시작된 한류가 한식, 뷰티, 게임, 웹툰, 한국어, 전통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확장 중인 것은 주지의 사실. 특히 전통문화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시리즈 등 인기 사극이나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K팝 스타의 활약 덕분에 세계적인 주목을 모으고 있다. BTS 슈가의 ‘대취타’와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는 각각 국악과 한복에 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방탄소년단(BTS)은 지난해 9월 28일 미국 NBC 인기 토크쇼 ‘지미 팰런 쇼’에서 진행된 ‘BTS 위크’의 첫 공연을 경복궁의 근정전을 무대로 ‘아이돌(IDOL)’을 선보였다. 당시 BTS는 개량 한복을 입고 나와 한복의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BTS가 지난해 9월 28일부터 닷새간 미국 NBC 인기 토크쇼 ‘지미 팰런 쇼’에서 진행된 ‘BTS 위크’에서 경복궁의 근정전과 경회루를 무대로 각각 ‘아이돌(IDOL)’과 ‘소우주’를 공연한 것은 힙한 전통문화의 정점을 보여줬다. 경복궁이 전 세계 BTS 팬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종식 이후 방문해야 할 ‘핫 플레이스’가 됐음은 물론이다.

문화재 활용 정책의 변화…시작은 궁궐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는 문화재에 대한 인식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과거 보존 중심에서 2009년 이후 ‘문화재 활용이 곧 보존’이라는 정책으로 방향 전환을 한 것이 결정적인 변화 배경이 됐다. 그리고 문화재 활용과 관련해 가장 먼저 선택된 것이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덕수궁 경희궁 등 서울의 5대 궁궐과 종묘다. 문화재청은 “품격은 높게, 문턱은 낮게”를 슬로건으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궁궐 만들기 사업에 착수했다. 즉 궁궐을 활용해 조선 왕조의 역사와 문화를 국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궁궐의 여러 전각들을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물론 창덕궁의 조선 시대 왕세자 교육과정인 ‘회강’ 재현, 경복궁의 수라간에서 궁중요리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상설 개최했다. 특히 밤에 궁궐을 돌아다니며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창덕궁 달빛 기행’과 ‘경복궁 별빛 야행’은 매년 티켓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2019 궁중문화축전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였던 '시간여행,그날-고종의 꿈'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문화재청의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은 “과거에는 일본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겪었기 때문에 문화재의 보존과 복원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문화재의 활용이 중요해졌다”면서 “도심 속 궁궐은 전통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자연적인 풍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국민에게 휴식처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의 궁궐에서 시작된 문화재 활용이 큰 성과를 거둔 이후 지금은 전국 지자체에서 문화재 활용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덧붙였다.

궁중문화축전, 티켓 전쟁 벌어질 정도로 인기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하는 궁중문화축전은 궁궐의 가치를 확대하는 프로그램들을 집약적으로 선보이는 축제로 2015년 시작됐다. 매년 인기가 높아지면서 티켓을 열자마자 매진되고 있다. 매년 4월 말부터 5월 상순에 열리는데, 지난해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봄에 취소되고 가을에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해 열렸다. 지난해 온라인 프로그램 가운데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 세계에 궁궐을 짓는 ‘마크로 만나는 궁’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기도 했지만 궁중문화축전은 올해부터 아예 봄과 가을에 두 번씩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열기로 했다.

2020 궁중문화축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게임 마인크래프트 속에서 궁궐을 짓는 '마크로 만나는 궁'의 화면 캡처. 한국문화재재단


올해 봄 축제는 5월 1~9일 5대 궁(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경희궁)과 종묘, 사직단에서 9일간 개최된다. 아름다운 궁궐 속에서 만끽하는 ‘힐링’과 ‘휴식’을 주제로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에서 ‘심쿵쉼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산책과 사색, 초여름 궁궐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동시에 고종이 외국공사를 접견하던 경복궁 흥복전 앞마당에서 조선 왕실 배경의 영화를 보는 ‘시네마궁’, 정조가 독서를 즐기던 집복헌에서 글과 그림을 써보는 ‘나를 찾는 시간, 궁에 다녀오겠습니다’ 등도 마련됐다. 다만 이들 프로그램은 예매 시작 5분 만에 모든 회차가 매진됐다. 특히 영조-사도세자-정조 3대의 비극을 소재로 한 창경궁 명경전의 뮤지컬 ‘복사꽃, 생각하니 슬프다’는 예약 1분도 안 돼 전 회차가 매진됐다.

조선 궁중의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수라간 시식공감’과 ‘경복궁 생과방’은 5월 한 달 내내 열린다. 다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참여 인원이 회당 20명으로 제한되다 보니 역시나 티켓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올해 궁중문화축전은 프로그램의 하나로 경복궁 수랏간에서 궁중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식공감'을 준비했다. 한국문화재재단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면 온라인으로 즐기는 ‘궁온 프로젝트’가 준비돼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처음 선보인 궁온 프로젝트는 정해진 시간에 현장에서만 관람할 수 있었던 궁궐 대표 유료 프로그램들을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쌍방향 온라인 체험 프로그램이다. 달빛기행 가상현실(VR) 영상 관람과 달빛키트(미니청사초롱) 제작으로 구성된 ‘온 달빛기행’, 영상을 보며 궁중병과를 만들어 보는 ‘온 생과방’, 별빛야행 영상을 보며 궁중병과와 약차를 차려보는 ‘온 별빛야행’, 조선왕실 사각등을 제작하는 ‘온 궁중문화축전’ 등 4가지가 마련돼 있다. 이외에 연중 사전예약을 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비대면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2019년 궁능유적본부를 신설하면서 궁궐과 함께 조선왕릉을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제1회 조선왕릉문화제를 개최하면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궁능유적 만들기’가 시작됐다. 올가을에는 도심의 궁궐과 서울 및 수도권의 왕릉을 오가는 하루짜리 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다.

올 봄 궁중문화축전이 열리는 경복궁 경회루의 전경. 한국문화재재단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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