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강원도]눈 덮인 새하얀 자작나무숲 이창-무영 작별의 슬픔 극대화
⑹ 인제 자작나무숲
2021-4-23 (금) 14면 - 허남윤 기자
K-좀비 스릴러 '킹덤 시즌2'등장
수십 년 보존된 국내 최고 군락지
3~4월 제외 어느 때나 방문 가능
킹덤 시즌2. 지난해 3월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방영된 6부작 드라마다.
앞선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제로 만들어진 드라마로, K-좀비 스릴러의 대명사 명맥을 잇는 작품.
마찬가지로 넷플릭스로 공개된 전작 '킹덤 시즌1'과 같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죽은 자들이 저녁만 되면 살아나 생지옥이 되는 조선, 왕권을 탐하는 조씨 일가와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된 왕세자 이창의 사투가 줄거리의 핵심이다.
단순히 좀비를 물리치는 식의 스릴러 장르라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 이면에는 궁 안에 번진 또 다른 음모와 비밀을 파헤쳐 가는 미스터리가 있다.
주인공은 주지훈(왕세자 이창)과 배두나(의녀 서비), 류승룡(영의정 조학주), 김혜준(계비 조씨), 김상호(좌익위 무영) 등이다.
이창은 조선에 퍼진 위협의 근원을 쫓아 궁으로 향한다. 조선의 끝, 동래에서 실체를 마주한 이창은 그 시작을 파헤치기 위해 끝없이 몰려드는 생사역을 뚫고 자신을 밀어낸 궁을 찾는다. 이창이 찾은 궁은 또 다른 음모의 소굴이었다.
서비는 의녀로 등장한다. 목숨을 걸고 생사역의 비밀을 캐고자 한다. 죽었던 왕을 살린 이승희의 제자가 아닌가. 항상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안개가 끼어 있는 언골에서 생지옥의 원인인 생사초를 찾은 서비. 그의 노력으로 조선을 피로 물들인 끔찍한 위협의 원인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한다.
조학주는 권력의 화신을 넘어서 조선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한다. 창에게 누명을 씌워 대역죄인으로 몰아간다. 그의 딸 계비 조씨는 원자를 낳아 조선을 발 아래 두려는 목적으로 늙은 왕과 결혼한다. 어찌 보면 아버지 조학주보다 더 큰 야망의 소유자.
코리아 좀비의 대명사 '생사역'을 물리치는 것은 어찌 보면 드라마의 감초 같은 역할이다. 그 이면에는 인간이 그릇된 신념과 의지를 갖고 있을 때 얼마나 위험한지, 그로 인해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세상사 진리를 일깨우는 것은 아닐까.
김은희 작가 작품답게 아름다운 강원도의 모습이 드라마 속 주요 장치로 소개된다.
드라마 킹덤2에서 가장 마음 아픈 장면이 있다. 왕세자 이창과 좌익위 무영의 작별 장면은 드라마 속 드라마로 뇌리에 박힐 정도. 새하얀 눈이 덮인 자작나무숲의 고즈넉한 장면과 잘 어우러진다.
촬영지는 수십 년 동안 잘 보존된 국내 제일의 자작나무숲 군락으로 잘 알려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자작나무숲. 사시사철 빽빽이 서 있는 자작나무 숲의 경이로운 광경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하다. 자작나무 잎 사이로 햇빛이 비치면서 나무 줄기의 하얀빛은 더욱 도드라지기 마련이다. 인제 자작나무숲 방문은 1년 중 산불 위험도가 높은 3~4월을 제외하곤 언제든 찾을 수 있다. 단, 월~화요일은 휴무.
2005년 개봉해 640만명의 관객이 선택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주요 촬영지인 평창군 미탄면 율치리 동막골세트장도 킹덤2 촬영을 위해 기꺼이 장소를 내줬다.
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