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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이수정·표창원 프로파일러의 시조새…넷플릭스 ‘마인드헌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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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엘리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4.17 07:00 1,55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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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표창원 프로파일러의 시조새…넷플릭스 ‘마인드헌터’

등록 :2021-04-16 18:16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 온 국민이 분노하며 범인을 비난한다. 살인자가 하는 어떤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는 원래 악마였고 당장 죽여야 한다는 목소리만 가득하다. 하지만 누군가는 살인범의 이야기를 꼼꼼히 들어야 한다. 괴롭고 고통스럽지만 해야 한다. 범인을 동정하거나 대변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벌어질 또 다른 사건을 막기 위해서다. 우리가 지금 프로파일러, 범죄심리학자라고 부르는 이수정, 표창원, 권일용, 이진숙 같은 분들. 2017년 시즌1을 선보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인드헌터>는 이분들의 시조새쯤 되는 분들의 이야기다.

 

 

배경은 1977년 미국이다. 베트남 전쟁이 끝났고 히피 문화도 한풀 꺾였다. 그런데 갑자기 미치광이 살인자들이 등장한다. 그 이전의 수사법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범죄다. 드라마 속 교수는 말한다. “예전에는 누가 칼에 50번 찔려 죽었다고 하면 헤어진 애인이나 회사 동료부터 의심했어. 그런데 이제는 길 가던 사람한테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세상이야.” 살인에 이유가 사라진 시대.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홀든과 빌은 전국 교도소에 있는 유명한 살인마들을 인터뷰해 그들의 내면을 분석하기로 한다. “미친놈들을 이해하지 않고 어떻게 미친놈들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겠는가.” 물론 이 위험한 인터뷰는 윗선에는 비밀이다.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주변의 오해를 부른다. 그러나 두 사람은 묵묵히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살인 사건까지 해결한다. 자신감을 얻은 홀든은 더 솔직한 대답을 얻기 위해 점점 과격한 방법을 사용한다. 살인자와 맞장구를 치며 피해자를 비하하고 범죄자들에게 부적절한 선물을 주기도 한다. 그는 말한다.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것이라고. 송로버섯을 따기 위해선 돼지와 함께 진흙탕을 뒹굴어야 한다고. 하지만 비정상을 이해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주인공 홀든은 실존 인물인 프로파일러 존 더글러스를 모델로 했다. 그는 실제 수감자들을 면담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고록을 냈다. 이들이 조사하는 흉악범들도 모두 실존 인물들이다. 내용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극 중 배우들은 살인마들과 외모뿐만 아니라 말투까지 비슷하게 연기했다. 시즌1의 핵심 연쇄살인마인 에드먼드 켐퍼는 수많은 여대생을 죽이고 자신의 조부모와 친어머니까지 살해했다. 아무리 살인을 해도 경찰이 단서를 잡지 못하자 직접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다. 드라마는 첫 회를 제외하고는 매번 캔자스주 어느 남자의 일상으로 시작한다. 딱히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지만 반복되는 그의 일상이 왠지 섬뜩하다. 시즌2에서 그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미국의 전설적인 살인마 데니스 레이더다. 10명의 무고한 여성을 죽였고 항상 그 방법이 일정해 언론에는 비티케이(BTK) 살인마로 알려졌다. 비티케이는 ‘묶고 고문하고 죽인다’(Bind-Torture-Kill)는 뜻이다.

 

이 드라마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 데이비드 핀처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영화사 견습생으로 시작해 광고·뮤직비디오 감독을 거쳐 세계 최고의 영화감독이 되었다. <세븐> <패닉룸>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소셜 네트워크> 등을 연출했고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제작했다. <마인드헌터>의 전체 제작 과정을 책임졌고 두 시즌에서 7편은 직접 연출했다.

 

<마인드헌터>에는 두 명의 에프비아이 요원과 대비되는 두 여성이 등장한다. 사회학을 전공하는 홀든의 여자친구와 이 작업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확신하며 팀에 합류하는 심리학 박사다. 이들은 두 남자의 작업을 지지하지만 때로는 충돌한다. 이 충돌을 통해 <마인드헌터>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살인마는 태어나는가, 아니면 만들어지는가. 연쇄살인마는 교화할 수 있는가. 만약 교화할 수 있다면 지금의 교정시스템은 적절한가? 인류가 생긴 이래 수많은 철학자, 정치가, 예술인들이 던진 질문이다. 물론 정답은 없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형사들은 그들이 맞닥뜨린 연쇄살인에 대해 좌절한다. 범인을 잡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달리 체계화된 프로파일링이 존재한다. 시사교양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스비에스)에서 파헤치고, 시사예능프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스비에스)에서 쉽게 들려주고, 예능프로 <알쓸범잡>(티브이엔)에서 분석한다. 범죄도 예능이 되는 시대. 시청자들도 함께 분노하고 함께 배운다. 그러나 여전히 궁금하다. ‘묻지마 범죄’를 설명할 수 있게 되었는데 왜 정작 줄어들지는 않는 걸까. 여전히 사회가 문제인 걸까. 아니면 그럼에도 사람이 문제인 걸까.

 

박상혁 씨제이이엔엠 피디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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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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