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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푸른 밤 제주도에서 일어난 잔혹한 핏빛 복수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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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4-12 08:21 33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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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밤 제주도에서 일어난 잔혹한 핏빛 복수

[리뷰] 영화 <낙원의 밤>

21.04.11 13:19최종업데이트21.04.11 13:19

 

영화 <낙원의 밤> 포스터

▲ 영화 <낙원의 밤> 포스터 ⓒ 넷플릭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낙원의 밤>은 <신세계>, <마녀>로 한국형 누아르의 장르를 창조한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다.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극장용으로 제작되었지만 상영이 어렵게 되자 전작 <사냥의 시간>과 비슷한 전철을 밟고 넷플릭스 행을 택했다. 지난 4월 9일 첫 공개로 되었다.
 
제주의 색다른 활용이 돋보여
 
많은 기대를 모은 만큼 어떤 영화였을까 궁금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신세계>와 <마녀> 그 중간에 있는 듯한 서정적인 누아르였다. 여전히 유혈이 낭자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미장센이 도드라지지만 잦은 기시감을 떨쳐낼 수 없기도 했다. 엄태구와 전여빈의 캐스팅과 호흡은 두말할 것 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지만, 소재의 신선함이나 촘촘한 서사를 생각했다면 다소 아쉽겠다. 인물의 심연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화려한 액션과 미적 화면을 보여주기 급급한 조급함이 느껴졌다. 때문에 태구, 재연의 행동에 다소 무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겉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131분 상영시간 동안 장르의 클리셰를 유지하고 있어 예상대로 흘러간다는 단점이 있다. 점점 지루해질 무렵, 무겁고 답답한 분위기를 환기하는 사람은 차승원이었다. 상대 조직의 이인자 마 이사를 연기했는데 진지한 표정에서 가끔 튀어나오는 대사는 언밸런스한 분위기로 유머를 만들어 낸다. 거기에 기회주의자의 말로를 보여주는 양 사장을 연기한 박호산의 처절한 몸부림이 있어 끝까지 달릴 이유를 뒷받침해 준다.
 
하지만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상 낙원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제주가 시종일관 차가운 톤으로 어둡고 축축하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푸른 녹색의 분위기와 흥건한 빨간 피가 보색대비를 이루며,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처럼 이질적인 아련함을 자아낸다. 제주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낙원의 밤>에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완전히 다른 장소라고 해도 좋은 정도 차별화된 배경이 돋보인다.
 
끝까지 나아갈 수밖에 없는 예정된 비극
  

영화 <낙원의 밤> 스틸컷

▲ 영화 <낙원의 밤> 스틸컷 ⓒ 넷플릭스

 
범죄 조직의 에이스 태구(엄태구)는 누나와 조카를 하루아침에 잃는다. 삶의 전부였던 가족을 앗아간 상대가 경쟁 조직임을 알고 복수의 칼날을 겨눈다. 하지만 건드리지 말아야 할 상대를 건드린 탓에 태구는 쫓기게 되고, 현 조직의 양 사장(박호산)은 러시아로 밀항하기 전 제주도에서 은신할 것을 권유한다. 일주일만 숨죽이고 있으면 떠날 수 있게 모든 일 처리를 해줄 것을 약속받게 된다.
 
한편, 생선 뱃속에 무기를 숨겨 유통하는 무기상 쿠토(이기영)는 태구를 잠시 맡아 달라는 전갈을 받는다. 한때 조직원이었던 삼촌과 사는 조카 재연(전여빈)은 손님으로 온 태구에게 내내 적개심을 드러낸다. 삼촌으로 인해 아픈 상처를 가진 탓이기도 하지만 어쩐지 깊은 슬픔을 간직한 것으로 보인다. 재연은 태구에게 차갑게 대하며 하루라도 빨리 떠나라는 불편한 감정을 내비친다.
 
재연은 겉보기와 다른 평범하지 않은 총잡이다. 쏘면 쏘는 대로 명중한 백발백중 타율을 자랑한다. 시한부를 선고받았지만 삶에 집착하지 않고 초연한 태도를 보인다. 태구는 이런 재연이 신경 쓰였지만 떠날 날을 기다리며 은신처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직과 연락이 닿지 않아 초조해질 무렵 자신을 제거하려는 수상한 움직임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 10분의 카타르시스
  

영화 <낙원의 밤> 스틸컷

▲ 영화 <낙원의 밤> 스틸컷 ⓒ 넷플릭스

 
영화는 조직의 타깃이 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여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찰나의 순간을 그렸다. 서로 다른 이유지만 벼랑 끝에 몰린 두 사람은 미련 없이 세상을 정리하려 결심했지만, 연민과 동질감 그 이상의 감정이 싹트며 잠시나마 행복감을 맛본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 두 사람의 운명은 퇴실이 예약된 방처럼 애초에 약속된 한계점일 뿐이다.
 
두 사람은 자신 때문에 가족이 죽었다는 죄책감과 억울하게 가족이 몰살당한 상실의 감정을 데칼코마니처럼 공유하고 있는 존재다. 닮았지만 결코 함께 할 수 없는 인연이었다. 처음부터 제주는 죽음이 예고된 장소였고 이를 알면서도 혹은 중간에 알아챘지만 벗어날 수 없는 섬에 갇힌 신세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발버둥조차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재연은 끝까지 지켜 주려는 태구의 도움을 마다할 정도로 오랫동안 자신을 단련해왔었다. 하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텼던 태구를 잃는 순간 참았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신세계>에서 풀어낸 조직 간의 배신과 음모, 복수의 콘셉트에 <마녀>처럼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영화 <낙원의 밤>. 후반부 10분가량을 남겨두고 폭주하는 재연의 태도는 박훈정 감독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이면서도 하이라이트였다.

청소년 관람불가답게 제대로 짓이기고 때려잡아 이내 끝장을 보고야 만다. 애초 무엇을 위해 복수를 감행했는지도 잊어버린 듯한 태구의 불안하고 흔들리는 눈빛과 미련 없이 세상을 등질 준비가 되어 있는 재연의 텅 빈 눈빛. 너무 아름다워 눈이 부시는 제주 곳곳에서 갈 곳 잃은 영혼만이 부유한다. 비릿한 냄새,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지만 푸른 바다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평화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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