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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넷플릭스 화제작 '겨우,서른’ 어서와 서른은 처음이지? ① (스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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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1.02.18 09:04 7,83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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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화제작 '겨우,서른’ 어서와 서른은 처음이지? ①

 

등록일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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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도우반, 넷플릭스


“갈피를 못 잡는 나날들이 우리를 눈부시게 성장시키죠”


'중국 드라마'를 떠올리면 어떤 작품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은 그 옛날 변발 머리를 한 왕자들과 귀여운 공주가 나오는 '황제의 딸'이나 이마에 달 모양 흉터가 있는 '포청천' 혹은 영웅이 나오는 화려한 무협극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드라마도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수준 높은 현대극들을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넷플릭스에 소개된 '겨우, 서른'은 중국에서 방영 이틀 만에 TV 시청률 1%를 돌파하고, 67억 조회수를 기록하며 '2020 중국에서 가장 많은 인터넷 시청 조회 수'를 기록한 수작입니다. (*중국은 TV 채널이 많기 때문에 시청률 1%가 넘으면 인기가 많은 드라마입니다.) '겨우,서른'은 넷플릭스에 상륙하고 국내 인기 드라마 순위에 랭크되기도 했는데요, '겨우 서른'을 시청한 사람들은 "인생 드라마다" "눈물을 흘리며 봤다" "내 이야기인 줄" 등의 평을 남겼습니다.
'겨우, 서른'은 제목에서 나와있듯 서른 살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중국은 한국과 비슷하게 여자 나이 서른이 넘으면 자신의 꿈보다는 가정을 이루고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는 보편적 가치가 있습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이자 서른 살 생일을 앞둔 '왕만니' '구자' '중샤오친'도 초반에는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는 삶을 살지만 각자 어떠한 사건들을 계기로 자신이 삶의 주체가 되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높은 물가, 낮은 임금, 자아의 상실…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먹고사는 이 시대의 30대들에게 전하는 위로가 담긴 드라마 '겨우,서른'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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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도우반, 넷플릭스


유일한 미혼이자 명품 매장의 슈퍼바이저인 '왕만니'(강소영)는 상하이 드림을 꿈꾸고 시골에서 상경한 인물입니다. 높은 월세에 허덕이지만 어떡해서든 상하이에 남아 살고 싶어 합니다. 일도 잘하고, 실적도 좋지만 그만큼 주변 동료들의 시기와 질투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팍팍한 상하이 생활에서도 나름 적응을 잘해가며 탄탄대로를 걷던 만니는 부모님의 성화로 맞선을 보게 되는데 맞선을 본 남자가 허세만 가득한 사람이란 것을 알고 연락을 끊습니다. 그러자 맞선 남이 만니의 매장에 와서 제멋대로 구매를 한 뒤, 구매 영수증을 아무 데나 버리고 이를 주운 만니의 직장 동료가 다른 사람에게 넘겨 만니의 이름으로 포인트를 적립합니다. 직원이 고객의 영수증으로 적립을 하는 것은 불법에 해당되어 만니는 해고 위기에 처합니다. 마침 집 주인도 더 이상 세를 줄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만니는 한 순간에 나락에 떨어질 위기를 맞습니다. 상하이에서 계속 지내고 싶은 그녀는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나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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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도우반, 넷플릭스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에서 결혼 후, 가정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는 '구자'(동요)는 남편, 아들, 아버지를 살뜰히 챙기며 자신보다는 가족이 먼저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불꽃놀이 회사를 운영하는데요, 이 회사는 아이를 낳기 전 구자와 함께 설립한 회사입니다. 대부분의 실무를 구자가 했기 때문에 회사 일에 빠삭한 구자는 종종 회사에 어려움이 생기면 직접 발 벗고 나서 문제를 해결합니다. 하지만 만능 구자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아들의 교육 문제입니다. 아들이 일류 유치원에 떨어질 위기에 처하자 펜트하우스 제일 위층에 사는 유치원 이사인 왕 부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합니다. (이 부분은 '스카이캐슬'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구자가 이렇게 아들에게 신경을 쏟는 동안 회사에서는 구자의 남편에게 관심을 가지는 여직원들이 종종 생깁니다. 누구보다 빠른 촉으로 여자들의 관심을 초저녁에 차단을 하는 구자였지만 남편 홀로 떠난 출장에서 결국 문제가 생깁니다. 완벽한 구자의 인생에 등장한 이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구자는 다른 결심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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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도우반, 넷플릭스


구자의 절친이자 남에게 거절과 싫은 소리를 못하며 엄마와 남편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중샤오친'(모효동)은 별다른 꿈 없이 현재에 만족하며 살아가다 계획하지 않은 임신이 되면서 남편과의 갈등이 폭발하고 맙니다. 사실 중샤오친 부부는 5년간 딩크로 살기로 합의를 봤지만 막상 아이가 생기니 중샤오친은 낳고 싶어 하는 반면 남편 천위는 중절 수술까지 권하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가 유산이 되고 맙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막상 살고 보니 좋아하는 것도 대화의 주제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아이를 잃은 뒤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이는 중샤오친이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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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도우반, 넷플릭스

   
각기 다른 삶을 사는 세 사람은 초반에는 접점이 없었지만 '왕만니'가 우연히 '중샤오친'에게 도움을 주게 되고, '중샤오친'은 해고 위기에 처한 '왕만니'를 구할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면서 이를 계기로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구자' 역시 절친 '중샤오친'의 매개로 '왕만니'의 도움을 받게 되고 세 사람은 어려울 때 도와주고 기쁨을 나누는 진정한 친구가 됩니다
'겨우,서른'의 초반부는 현실을 하이퍼 리얼리즘으로 표현해 주고 있어 보다 보면 드라마의 배경이 한국인지, 중국인지 모호해질 정도입니다. 주인공들의 캐릭터 역시 주변에 한 명쯤 있을 법한 인물들로 설정되어 있어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 본 것 같은 에피소드들이 실감 나게 등장합니다. 그 과정에서 주옥 같은 명대사들이 쏟아져 드라마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되는 장면이 많습니다.
드라마의 초반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3화에서 타지(상하이)에서 아픈 만니가 부모님의 걱정 어린 전화를 받고 짜증을 내고 나서 혼자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나오는 '내가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는 온갖 듣기 좋은 말은 남들한테 다 해주고 온갖 모진 말과 무뚝뚝한 표현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한다는 거다'라는 내레이션입니다. 누구나 성인이 되면서 이러한 경험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입니다. 이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하는 위로와 공감,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야지'하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겨우,서른'의 중국 제목 명은 삼십이이(三十而已)입니다. 드라마의 제목은 공자가 논어에서 이야기한 삽십이립(三十而立)에서 마지막 한 글자만 바꾸어 만든 것인데요, 삽십이립의 뜻은 '나이 서른에 이르러 비로소 어떠한 일에도 움직이지 않는 신념이 서게 되었다'라는 공자의 경험담이 담긴 글귀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서른에 흔들리지 않는 뜻을 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드라마의 제목은 삼십이이(三十而已)가 되었고 이를 한국어로 풀이하면 '겨우, 서른 살일 뿐이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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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도우반, 넷플릭스


촘촘하게 잘 짜여진 극본과 주연, 조연할 것 없이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 '겨우,서른'은 총 43부작으로 중국 드라마를 처음 보는 분들은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편당 45분 내외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체 시간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 이야기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어딘가 모를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숫자는 앞자리가 바뀔 때마다 더욱 그런 마음을 들게 합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공평하게, 빠르게 흘러갑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조금 더 단단해지고 싶은 분들께 넷플릭스 드라마 '겨우,서른'을 추천합니다. 
20대의 자유분방함도, 40대의 여유로움도 없는 서른 살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글 l 김슬기 (네이버 방송·연예 인플루언서) 사진 l 도우반,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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