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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구글·넷플릭스가 무서워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아니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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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0.08.28 06:46 2,59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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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실 칼럼] 구글·넷플릭스가 무서워하는 것 


입력2020.08.27 17:53 수정2020.08.28 00:27 지면A31 


"反구글·넷플릭스 동맹으론 안돼
정부 개입 부르면 부메랑 될 위험
'반란' 꿈꾸는 창업가들 많아야"

안현실 논설·전문위원 경영과학박사
 

[안현실 칼럼] 구글·넷플릭스가 무서워하는 것 


“넷플릭스를 앞에 두고 우리끼리 왜 싸우나?” 방송통신위원회가 넷플릭스에 맞서 국내 사업자 간 연합군 구축을 재촉하고 있다. 이른바 ‘K-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동맹론이다. 넷플릭스가 국내에 상륙하기 전 국내 사업자들이 합병을 시도하고 콘텐츠 유료화 모델을 실험하려고 했을 땐 시큰둥하던 정부였다.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 불허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방통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범이었다.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운운하더니 방통위가 사업자를 도와주겠다며 내놓은 아이디어라는 게 이런 수준이다. 국내 사업자끼리 연합한다고 넷플릭스를 이길 것으로 보는 소비자도 없을 테지만, 이런 식의 전체주의적 발상으론 백전백패일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와 손을 잡든 싸우든 상관없다. 사업자들이 다양한 전략으로 넷플릭스에 대항할 비즈니스 모델 혁신 경쟁을 벌여야 할 판국에 정부만 거꾸로 가고 있다.

방통위는 규제당국이다. 진흥책이란 미끼를 던질 때는 다 이유가 있다. 사업자들을 일단 내 영역으로 끌어들인 다음 규제자의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법칙이 이를 증명한다. 이리되면 국내 OTT 사업자가 넷플릭스를 이길 가능성은 더욱 멀어질 게 뻔하다. 


1400개가 넘는 국내 스타트업이 모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 이어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구글(플레이스토어), 애플(앱스토어) 등 이른바 앱 마켓 사업자의 ‘앱 내 유료결제(인앱결제)’ 강제가 전기통신사업법에 위반되는지 가려달라고 방통위에 요구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구글이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30% 수수료를 동영상·웹툰·음악 등 전체 콘텐츠로 확대하는 정책도 위반 대상에 포함시켰다. 오죽 절박하면 이럴까 이해도 간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법을 위반해 불공정 행위를 한다면 응분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불행히도 한국에서 정부 개입을 부르는 요청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수반한다. 아니나 다를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인앱결제 강제와 30% 수수료를 문제삼은 데 이어, 시민단체까지 ‘갑질 논리’로 가세하기 시작했다. 방통위는 기다렸다는 듯이 어떤 시정조치를 내릴지 법률 검토 중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긴급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플랫폼 분야에서 일어나는 갑을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을 치고 나온 공정위도 “면밀히 보고 있다”며 바로 끼어들었다.

방통위·공정위·과기정통부의 합작품이 나오면 무엇이겠는가? 보나마나 무더기 규제 탄생일 것이다. 이리되면 앱 마켓 생태계는 더 좋아질까? 배달의민족 소동에서처럼 앱 마켓도 가격을 통제하는 등 공공 플랫폼 시장으로 만들자고 하면 어찌될까?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수수료를 통제하듯이 말이다. 외국기업을 타깃으로 한 규제가 국내기업에 부메랑이 돼 돌아오지 않는다는 법도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환경에서는 구글 같은 기업이 한국에서 나오기 어렵다는 점이다. ‘큰 정부’를 호소하면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이렇게 해서라도 구글 등이 무너진다면 또 모르겠다. 이들은 미국의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 연방통신위원회(FCC) 등에 기대어 성장한 기업이 아니다. 게다가 구글 등이 무서워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아니다. 한국 정부가 부당한 규제를 가한다고 생각되면 지체 없이 미국 정부에 통상이슈로 삼아달라고 하면 그만이다. 


조지 길더는 《구글의 종말》에서 기존 질서에 도전하겠다며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하는 반란군이 가장 무섭다고 했다. 구글 등 거대 기업들이 아무리 독점을 자랑해도 이름 모를 대학 자퇴자들의 발에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안다. ‘윈도 독점’을 자랑하던 MS도 예외가 아니었다. 실리콘밸리의 역사가 그렇다. 한국에서는 구글, 넷플릭스 이후를 꿈꾸는 창업가들이 얼마나 있는가?

a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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