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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영화샌드 캐슬 (Sand Castle, 2017) - 모래의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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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5-23 21:41 54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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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남자들

미국 역사상 가장 멍청한 전쟁이었던 이라크 전쟁을 바라보는 방식은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전쟁 영화’라는 장르에서 대중들에게 필연적으로 상상되는 스펙터클함은 역설적인 부분이 있다. 그것이 전우애를 긍정하든 전쟁을 꼬집는 것이든, 관객들은 얼마간 전쟁의 폭발 장면이나 치열한 전투 장면을 기대한다. 물론 <샌드 캐슬>이 그것을 거부하는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전쟁을 둘러싼 풍경을 제시하면서 스펙터클을 허망하게 만들어 버린다. 

 

<샌드 캐슬>은 전쟁의 한복판이나, 결정적 순간에 카메라를 보내지 않는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이라크 외곽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것도 제대하기 위해 손을 부러뜨린 매트 오커(니콜라스 홀트)의 시선에서 말이다. 전쟁이 한창인 이라크,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라크 전쟁에 자원한 이병 매트는 외곽 지역인 바쿠바의 수도관 수리 작전에 동원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줄인 수도관을 고치러 온 그들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않으려 한다. 여기에서 재밌는 것은 주인공을 비롯한 미군들의 푸념이다. 그들은 스스럼없이 ‘도와주러’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은 수도관을 부숴버린 건 미군의 폭격이다. 주인공 그룹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이 이 사태를 ‘해결하러 온 존재’라는 것에 의문을 품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이미 실패를 예견한다. 바쿠바 마을의 문제만 놓고 보더라도 원인은 온데간데없이 모래처럼 흩어져버리고 만다. <샌드 캐슬>은 전쟁에서 어느 누구도 의지대로 살아갈 수 없음을 설파한다. 영화 초반, 매트는 제대하려 하지만 결국 복귀해야 한다. 군의관이 오커의 부상을 사소한 일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오커나 다른 병사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학교를 유지하려던 관리인 카디르(나비드 네가반)도, 심지어 테러리스트들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 한다. 누구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전장에서 모두가 목숨을 건다.

 

실패의 전장에서 스펙터클과 서스펜스는 무의미 해진다. 무엇을 위한 스펙터클인가? 영화 안에 나오는 인물들(테러리스트를 포함해서)은 분주히 움직이지만 어느 샌가 목적을 잃은 움직임만 남는다. 수도관을 고치러 왔던 병사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전투에 투입된다. 수도관을 파괴했던 것은 미군이라는 사실이 희미해지는 것처럼, 바쿠바에 온 목적도 희미해져 간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그들이 목적을 완전히 망각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룰 수 없는 목적은 영원히 지속된다. 그러나 그들이 결말에 이르러 마주하게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현실이다. 그야말로 ‘모래성’ 그 자체인 셈이다. 

 

무엇보다 섬짓한 것은 매트의 변화다. 영화는 매트에게 어떤 성장의 순간도 할애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제대하기 위해 손까지 부러뜨렸던 그는, 이제는 전장에 남으려고 애쓴다. 전우애의 숭고함에 우리도 모르게 감화된 것일까? 아니면 모래성 같은 전장의 허망함이 그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확실한 건, 이마저도 매트는 실패한다는 사실이다. 영화는 매트가 전쟁의 영웅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성장의 공간으로 상정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마지막 매트의 실패는 역설적인 구석이 있다. 누구도 실패하는 전쟁의 속성을 유지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매트를 구원하는 것이기도 하다.(영화 초반, 전투에 굶주린 병사들을 기억해 보라. 이는 매트의 미래다.)

 

무엇이 되었든 이 곳의 모든 이들에게 선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의 카메라는 그들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가, 어김없이 발로 차 무너뜨린다. 모든 것이 희미한 세계에서 모래의 남자들은 목적을 잃은 채 무엇도 이루어내지 못 한다. 전쟁은 바로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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