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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영화지금부터 들려줄게 록샌의 이야기 (Roxanne Roxanne, 2018) - 지금부터 들려줄게, 록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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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1-02 13:48 2,215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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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들려줄게, 록샌의 이야기

 

힙합은 어쩌면 음악에서 가장 ‘나’에 충실한 장르일지도 모르겠다. 그 말은 곧 ‘이야기’에 주목한다는 뜻일테고, 이는 멜로디보다는 가사에 집중하는 특성을 만들어낸다. 그 선후는 반대일 수는 있겠지만. 아무튼 힙합 속의 이야기가 어떻든 필연적으로 자신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 가사로 승화되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모든 예술이 그런 측면에 있지만)

 

그러니 힙합을 다룬 영화에서도 ‘나’를 중심으로 주변의 세계를 묘사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그 부분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인 <8마일> 같은 경우 래퍼 에미넴의 실제와 허구를 뒤섞어 쇠락한 도시의 풍경과 힙합이 겹치게 만든다. 그럼으로 미국에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과 삶의 모습은 대단히 생생해진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부터 들려줄게 록샌의 이야기>(이하 록샌) 역시 어느 정도 여기에 따르고 있다. 초창기 여성 래퍼의 전설인 록샌 샨테(찬테 애덤스)를 둘러싼 세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록샌>은 음악이 세계를 휘어잡는 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세상의 왕이 되지 못하더라도, 무대에서만큼은 왕이 되었던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록샌>의 카메라는 무대 뒤의 ‘샨테’에게 주목한다. 그러다보니 샨테가 랩을 하는 순간조차 힙합의 카타르시스가 달성되지 않고 끊어진다. 힙합이 지키지 못한 자리에는 샨테를 향한 폭력이 자리잡고 있다. 영화 초반, 샨테의 가족은 이 지긋지긋한 동네를 벗어나려 하지만 결국 벗어나지 못하고 만다. 자신의 세계에 발목 잡혀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들, 그녀들은 <록샌>의 이야기에서 핵심인 존재들이다.  

 

<록샌>에서의 남성들은 비겁하다. 원피스를 입고 아빠를 기다리는 자매들 앞에 기어코 나타나지 않고, 강간하려 하며, 정당한 대가를 뺏어가며 급기야 사랑을 빙자한 폭력까지 저지른다. 섹스 장면에서 단번에 가정폭력의 순간으로 점프하는 장면은 폭력의 시간을 반영하는 분명한 씬이다. 이런 세계에서 힙합조차 샨테를 구원하지 않는다. 절망에 빠진 샨테를 보듬는 것은 오로지 자매들이다. 결정적인 순간일 때 샨테를 버리는 남성들과는 달리, 그녀들은 서로를 디스하면서도 결정적일 때는 연대의 손길을 보낸다. 

 

더욱 놀라운 건, 샨테는 폭력을 겪고도 결코 남성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녀는 아들을 남편으로부터 구해내고, 동네 소년의 랩을 들으며 칭찬해준다.(특히 힙합 팬들에게 이 장면은 놀라운 순간이다) 심지어 자신을 때렸던 크로스(마허샬라 알리)를 죽여주겠다는 톤(미첼 에드워즈)의 제안조차 거부하고 크로스에게 돈을 준다. 샨테는 결코 복수를 통해(그녀를 스타에 오르게 만든 곡이 ‘록샌의 복수’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자신을 구원하려 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을 거둠으로써 스스로 구원한다. 그것은 비단 크로스나 다른 남성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자신을 나락으로 빠뜨리는데 첫 역할을 한 자신의 어머니(니아 롱)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어머니 또한 샨테에게 손을 내밀면서 여성들은 자신을 구원할 방법을 찾는다. 그때서야 비로소 샨테는 ‘록샌’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할 준비를 한다. 

 

지금부터 들려줄게, 록샌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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