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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영화엘 카미노 크리스마스 (El Camino Christmas, 2017) -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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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9-19 10:25 47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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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엘 카미노’는 스페인어로 ‘길’을 뜻한다. 물론 엘 카미노가 영화의 배경이 되는 마을이기는 하지만, 씁쓸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이 미국 영화에서 스페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라곤 영화의 주 배경인 슈퍼마켓의 주인 비센테 산토스(에밀리오 리베라)가 멕시코인이라는 사실뿐이다. 그럼에도 영화의 제목에서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가 튀어나오는 까닭은 <엘 카미노 크리스마스>를 둘러싼 상황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누구나 축복을 받아야 할 성스러운 크리스마스에, 누군가는 지옥에 빠져 허우적댄다. 

 

<엘 카미노 크리스마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찾으러 ‘엘 카미노’에 온 에릭(루크 그라임스)이 억울하게 범죄자 취급을 받으면서 생긴 일종의 소동극이다. 편의점에 갇혀버린 인물들의 군상은 다양하다. 멕시코에서 이민 온 주인 비센테, 혼자서 대학을 다니며 어떻게든 아이를 키우려는 싱글맘 케이트(미셸 밀렛트)와 아들, 그리고 술주정뱅이 참전 군인 래리(팀 앨런). 영화는 소동극 이전의 마을에 사는 이들을 자세하게 묘사하며 사회를 은유한다. 

 

<엘 카미노 크리스마스>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원흉은 유일하다. 술에 전 보안관 칼 후커(빈센트 도노프리오)의 어처구니없는 과잉 수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우리는 단순히 칼의 잘못으로만 영화를 마무리 짓지 않는다. 영화는 조롱의 대상을 점점 확장하며 칼의 과잉수사로 비롯된 잘못에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그나마 멀쩡한) 보안관들. 진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언론, 그로 인한 세간의 시선들까지 나아간다. 이 조그마한 편의점에도 각자의 트라우마, 즉 버림받은 기억(에릭, 케이트), 전쟁(래리), 인종차별 경험(비센테)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영화는 ‘어긋남’이 특징적이다. 멍청한 보안관 칼훈(댁스 셰퍼드)과 서장은 가게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향해 총을 쏜다. 이는 영화 속 엇갈림의 단적인 예다. 서로가 같은 목적으로 양 끝에 섰지만 목표는 완전히 어긋나 버린 탄환처럼, <엘 카미노 크리스마스>는 서로에게 향한 어긋난 생각의 투영이다.  후커가 단순히 타지에서 왔다는 이유로 에릭을 범죄자로 바라보는 상황은 '어긋난 목표'의 가장 명징한 예다. 아버지를 찾으러 왔고, 또 찾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아버지의 진짜 모습을 대면하게 된 에릭. 그리고 진실을 저 너머에 두고 대신 지목받는 래리, 가게의 주인임에도 오인 공격을 받는 비센테. 심지어 시시한 것을 취재하러 온 베스(제시카 알바)마저도 엘 카미노의 사건에 휘말려 들어 원래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물론 그녀에게는 행운 같은 일이지만)

 

어긋난 탄환이 향하는 곳은 죄 없는 사람의 죽음이다. 어떤 목적도 찾을 수 없는 편의점 안에서의 총성은 오로지 폭력을 의미할 뿐이다. 그냥 지나가던 행인이  인질범으로 둔갑되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래리뿐이다. 속죄였을까? 아니면 삶에 대한 포기였을까? 어쩌면 그 둘 모두였을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래리 역시 자신에 대한 오해를 빌미 삼아 상황을 바로잡는다. 그럼으로써 이 사회가 서로에게 얼마나 어긋난 시선을 투영하는지 드러난다. 아기 예수가 탄생한 성스러운 날, 눈 한 번 내리지 않는 엘 카미노로 가는 길은 그래서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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