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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영화샌디 웩슬러 (Sandy Wexler, 2017) - 샌디 '웩'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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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5-09 12:36 71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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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 '웩' 슬러

 

<샌디 웩슬러>를 말하기 앞서 그를 연기하는 아담 샌들러에 대한 이야기를 반드시 해야만 한다. 그만큼 영화의 중심축에는 아담 샌들러라는 배우의 잔상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샌디는 아담 샌들러가 그동안 연기해왔던, 순진하지만(어떨 때는 역겹기도 한) 멍청한 캐릭터의 총체와 같은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샌디 웩슬러>의 실제 모델이 그의 매니저였던 샌디 워닉이라는 사실이다. 샌들러의 초기 출연작에 기획을 맡기도 했던 그가, 사실은 샌들러의 연기 세계를 구축하는데 일조를 했던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해본다면 더욱 의미심장 해진다.


그렇다면 샌들러가 진가를 인정받은 <펀치 드렁크 러브>(2002)나 <레인 오버 미>(2007), 아니면 넷플릭스에서도(그가 연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무려 6편이나 된다.) 좋은 평가를 받은 <마이어로위츠 이야기>(2017)나 <언컷 젬스>(2019)의 샌들러를 이야기하지 않고 하필 이 영화의 그를 언급하는 것일까. 그것은 <샌디 웩슬러>에 나온 샌들러야말로 그가 그동안 구축해왔던 캐릭터가 가장 저항적 형태로 기능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미국 연예계의 셀럽들이 등장하여 샌디에 대한 증언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인터뷰는 중간중간 계속 등장한다.) 물론 이것은 샌디라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시퀀스이지만 또 다르게 기능을 한다. 성공의 영역에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괴짜 샌디는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미 성공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적어도 그들이 언급할 만큼 족적을 남긴 셈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괴짜, 아니 루저에 가까운 샌디의 성공담이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성공은 이미 밝혀져 있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샌디 웩슬러>는 이렇듯 성공에 주목하는 대신, ‘샌디 웩슬러’라는 사람의 관계 맺는 방식에 주목한다. 듣기 싫은 하이톤 목소리에 괴상한 생활 습관, 트렌드와 떨어지는 감각, 천연덕스러운 거짓말(물론 금방 들킬)을 밥먹듯이 하는 샌디 웩슬러를 보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호감을 선뜻 표하긴 어렵다. 그러니 오로지 유명세와 성공만이 최고인 연예계에서 그에게 붙어있을 사람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실패한 사람’들 곁에 서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비록 샌디는 그들에게 거짓말을 해 실망과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적어도 그들을 다른 이미지로 통제하려 들지 않는다.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할리우드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인간을 다른 이미지로 대체한다. 성공한 코트니(제니퍼 허드슨)에게 가해지는 무수한 통제를 보라. 그런 측면에서 샌디 웩슬러의 행보는 할리우드를 향한 일종의 저항이다. 거짓과 기만의 세계에서 샌디 웩슬러와 아담 샌들러는 자신의 ‘통제 불가능함’으로 대응한다.

재밌는 것은 거짓과 기만의 세계를 대응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거짓말이 동원된다는 사실이다. 샌디는 자기기만의 형태로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댄다. 이는 타인에게 이해받기 두려워하고 불허하는, 방어의 몸짓에 가깝다. 이로써 샌디는 통제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거짓말은 통제는 벗어나게 할지언정, 자신이 싸우려하는 세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아니, 오히려 그것은 이용된다. 이는 그의 거짓말이 사람들에 의해 괴짜 매니저의 전설처럼 소비되는 것으로 증명된다, 영화의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할리우드 시장에서는(꿈의 공장을 무너뜨리는 팀버튼의 <점보>(2019)가 어떻게 상품화되는지 보라.) 이러한 저항마저 캐릭터화 된다. 이는 영화 바깥의 아담 샌들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도 무관하지 않다.

 

<샌디 웩슬러>는 여기서 진심을 꺼내든다. 이 모든 것은 서로가 진심을 내보이지 않기에 벌어지는 일들임을 새삼스레 깨닫게 만든다. 물론 누군가는 영화의 이런 결론이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낭만적이라고 핀잔을 줄 수 있겠다. 그러나 영화야말로 낭만과 이상으로만 실현 가능하던 세계였음을 상기해본다면 이와 같은 결론이 당연해 보이기까지 하다. 거기에 부합하듯, <샌디 웩슬러> 또한 낭만적으로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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