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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어긋난) 가족

 

 

<마이어로위츠 이야기>(제대로 고른 신작)의 세계는 모든 것이 어긋난다. 그들은 대화를 하지만 서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며, 사랑의 방향은 꼬리물기처럼 원형을 뱅글뱅글 돈다. 어긋남의 정점은 영화의 부제에서 찾을 수 있다. 단어 의미 그대로의 제대로 고른 신작은 영화에서 등장하지 않는다. <마이어로위츠 이야기>에서 신작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것은 잘못 골라진 옛 작품의 재탄생이다. 재탄생이 암시하는 건 어긋난 기억의 재조립이다. 이는 해럴드(더스틴 호프만)의 예술인 조각의 성질과 맞닿아있기도 하다.

 

조각은 기억의 재조립으로 향유 가능한 예술이다. 설령 조각 전체를 돌아본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일부분만을 보고 있는 채로 기억에 의존해 전체 형상을 재조립한다. 영화 안의 작품 매튜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조각 매튜의 형상은 볼 수 있지만, 그것은 원래 제목이 무제였던 것처럼 매튜(벤 스틸러)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해럴드가 생각하는 매튜와의 기억만이 조각에 내재하여 기록의 결과물로 서 있을 뿐이다. 조각상은 어긋난 가족의 표상일 뿐만 아니라, 세계를 바로 맞추는 시금석이기도 하다. 조각의 이름이 바뀜으로써, 비로소 가족은 회복을 위한 채비를 마친다. 노아 바움백은 영화를 통해 어긋난 상태의 가족을 바로 잡으려 한다.

 

그 과정에서 <마이어로위츠 이야기>는 감정의 연장선상을 허락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마치 캐릭터는 공감의 영역에서 분리되어져야 한다는 듯, 영화는 시종일관 컷이 진행되어야하는 순간에 하얀 마킹과 자막을 띄워버리거나 후반에만 빈번한 페이드아웃, 심하게는 어색할 정도로 컷을 자르면서 속삭임으로 장면이 끝나기도 한다. 이는 내러티브상에서 대니(아담 샌들러)의 진심이 전달되지 못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마치 무성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기법들은 역설적으로 대사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폭포의 한가운데 덩그러니 서 있다. 이 역설적 상황은 영화 전체에서 적용된다. 그렇기에 <마이어로위츠 이야기>에서 인물의 감정은 완성되어서는 안 된다. 감정이 완결되지 않음으로써 인물은 성장이라는 구조 안에 갇히지 않고 독립된 주체로 강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통제 불가능한 얼굴을 지닌 대니가 있다. 영화에서 대니의 행동은 예측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감정 선상과는 다른 타이밍으로 표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대니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지언정, 그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 앞서 썼던 효과들이 대니에게만 빈번하게 적용되는 것은 <마이어로위츠 이야기>가 단순히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거나 이입하여 이해시키게 만드는 것이 아닌, 세계 그 자체를 구현하려는 노력에 가깝다. 다시 말하자면, 대니는 어긋남 그 자체를 감각하게 만드는 일종의 분신인 셈이다. 어긋난 사랑의 원형 굴레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대니였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서 드디어 가족이라는 존재를 벗어나 비틀린 순환의 구조에서 탈피한다. 영화는 끝나고, 가족은 자신의 관계를 다시 시작한다.

 

다시 시작함은 이 어긋난 세계를 푸는 핵심적인 열쇠다. 감독에게 이 영화의 모든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노아 바움백의 영화를 보고 있자면, 사실 그가 가리키는 것은 영화 이후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 자체로 세계가 종결 되는 자족적인 영화보다는, 카메라에 담기지 않은 인생의 순간을 더욱 소중하게 여긴다. 이는 영화가 가지는 특권적 위치를 내려놓고 세계의 잔여분을 우리에게 남겨준다는 의미다. 그에게 있어 영화는 레이스의 중간에 잠시 같이 뛰어주는 러닝 메이트의 역할을 할 뿐이다. 그 순간, 영화는 아주 사소하고 사적인 무엇으로 확장한다.

 

그런 측면에서 주인공 가족이 특별한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하다. 매튜와 대니가 싸우는 장면으로 가보자. 그들은 풀숲을 뒹굴며 싸우지만 배경의 사람들은 눈길하나 주지 않고 제 할 일을 한다. 여전히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LJ(저드 허슈)와 비교해 잊혀져가는 해럴드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이 세계에서 그저 존재할 뿐이다. 카메라를 다른 축(조각의 일부분을 보는 것처럼)에서 놓고 본다면, 본 작에서 스쳐지나가는 시고니 위버와 랜디(아담 드라이버, LA로 이사하는 모습은 노아 바움백이 후에 만들 <결혼 이야기>의 찰리를 암시하는 것만 같다)처럼 그들 역시 스쳐지나가는 이야기인 셈이다. 영화의 마지막, 손녀인 일레이자(그레이스 밴패튼)가 그동안 찾지 못했던 할아버지의 작품을 대학 도서관에서 찾은 것처럼, 노아 바움백은 그런 이야기 중의 하나를 들쳐볼 뿐이다. ‘어느 (어긋난) 가족의 이야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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