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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영화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여인 (The Most Hated Woman in America, 2017) - 자유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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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5-02 16:09 30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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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나라

여기, 미국에서 가장 미움 받는 여인이 있다. 권위적인 아버지에게 지지 않았던 딸이자, 자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무엇이든 일갈을 날렸던 여자. 영화는 종교의 자유를 외치는 무신론 운동가였지만, 결코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없었던, 존경과 증오, 연민의 감정을 받는 주인공 매들린 머레이 오헤어를 조망한다. 

 

영화는 오헤어를 주인공으로 삼았지만, 결코 어느 한 편에 서서 옹호하거나 조롱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녀의 성과는 성과대로, 과실은 과실대로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공정한’ 영화라고 묻는다면, 영화에서 그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가 주목하는 건, 그녀를 둘러싼 역사적 사실보다는 그녀가 미국 사회에서 서 있는 위치니까. 우리는 오헤어를 통해 다각도로 미국 사회를 바라보게 된다. 오헤어를 대하는 태도는 미국이 개인의 자유를 대하는 태도와 닮아있다. 짤막한 플래시백으로 바라보는 미국은 엘리트 여성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고, 기도를 강요하는 사회였으며, 무책임한 남성들의 사회다. 

 

“모든 남자들은 나를 버렸어.” 

 

시니컬한 오헤어의 대사처럼, 영화 안에 나오는 남자들은 그녀를 배신한다. 마지막까지 그녀 곁에 있는 남자 가스(마이클 채너스)마저도 심정적으로는 그녀를 진심으로 존경하지 않는다. 그녀를 진심으로 대하는 이들은 다른 ‘그녀들’뿐이다. 오헤어는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여인이었지만, 집안의 여성들에게는 미움 받지 않는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치는 ‘사고’에도 너그럽게 이해하며, 오헤어와 갈라선 아들 빌(빈센트 카트 하이저)의 딸임에도 끝까지 오헤어 곁에 있는 로빈(주노 템플) 역시 그렇다. 적어도 이곳의 여성들은 남자들처럼 비겁하지 않다. 

 

미국은 자유를 억압하는 구조를 체화시키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 증거가 다름 아닌 오헤어다. 수정헌법 제1조(‘의회는 종교를 만들거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금지하거나, 발언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출판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의 권리, 그리고 정부에 탄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 수 없다’)가 품는 자유의 가치를 그토록 지켜내려 했던 오헤어조차, 동성애를 혐오하고 아들의 인생을 통제한다. 그 때문에 그녀는 같은 무신론자들에게도 공격받고,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들에게 경멸받는다.  

 

미국 사회가 무서운 지점은 무신론 저항의 상징이었던 오헤어마저 상품화시키는 면모다. 그녀는 신에게 굴복하지 않았지만, 돈에는 굴복당한다. 돈을 벌 수 있다면 그녀가 그렇게 저주하는 사람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돈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다. 일종의 보상심리로써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한다. 이는 물론 부당한 반응이지만, 오헤어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거친 입담을 자랑하며 투사 같은 이미지의 오헤어지만, 놀랍게도 그녀의 말끝에는 언제나 ‘여성되기’가 나온다. 그녀는 ‘여성’이 되고 싶었고, ‘어머니’가 되고 싶었으며, ‘할머니’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이 최우선인, 모성애로 가득한 여성이었다는 사실이야말로 미국 사회의 가장 서늘한 지점이다. 무엇이 그녀를 투사로 만들었다는 말인가. 그것은 여성을 ‘여성’으로 바라보지 않고, 어머니를 ‘어머니’로 바라보지 않으며, 할머니를 ‘할머니’로 바라보지 않는 미국 사회에 있음을 가리킨다. 오헤어의 보상심리를 추동시키는 것은 미국 사회 그 자체다.

 

그러니 우리 앞에 있는 저 노인은 두 얼굴을 지닌 위선자가 아니라, 위선자인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인 사람들을 대변한다. 그리고 오헤어는 그런 세상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저항한다. 설령 자본에 굴복하고 위선에 가득 차 있을지라도, 신념을 위해 수많은 협박을 감내하고 사람이 사람 그 자체로 존재하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야말로 ‘모순적 인간’이 이 나라에서 살아나가는 방식이다. 그럼으로써 ‘자유의 나라’는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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