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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영화루스에게 생긴 일 (I Don't Feel at Home in This World Anymore, 2017) - 이 미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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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4-25 01:23 56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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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친 세상, 착하게 살아라!

언제부터인가 ‘선하다’라는 단어가 촌스러운 취급을 받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영화 안에서조차 마찬가지다. 마냥 선한 인물은 ‘비현실적’이라거나, 이상적이라고 핀잔을 받기에 십상이다. 최근 나온 <조커>(2019)처럼, 우리는 악의 탄생을 목격하며 위악적으로 우리를 인지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기, 대책 없이 용감하고 무작정 선한 인물이 있다. 평범한 소시민인 루스(멜라니 린스키)와 정의에 불타오르는 쾌남 토니(일라이 우드)가 바로 그들이다.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루스에게 어느 날 도둑이 든다. 경찰에 신고해보지만, 오히려 문을 잠그지 않는 루스를 힐난하는 듯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이웃집 남자 토니를 우연히 알게 된 루스, 토니는 정의감에 불타올라 아무 조건 없이 루스를 돕기로 한다. <루스에게 생긴 일>은 이렇듯 자신의 소중한 물건을 되찾기 위해서 루스와 토니의 여정을 쫓는 이야기다.

 

루스와 토니는 그야말로 ‘단편’적인 인물이다. 둘은 어느 순간에도 자신이 인간임을 놓지 않는다. 루스는 타인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고, 토니는 그런 루스를 위해 몸을 던진다. 비록 그들도 불가피한 폭력을 쓰긴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폭력을 수단으로 쓰지 않는다. 그들의 폭력은 상대방의 액션에 의한 리액션으로서 기능할 뿐이다. 

 

영화에서 루스의 행위는 의미심장하다. 그녀는 가혹한 폭력 앞에서 공포에 떨면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포에 떨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힘으로 범인 찾기를 멈추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의 물건을 모두 되찾은 이후에도 지속된다. 그녀는 단순히 물질적 회복이 아닌, 상처받은 마음의 회복, 더 나아가 악한 일을 행한 자에게 진심 어린 반성을 요구한다. 

 

 

루스가 용기를 내는 지점은 이 영화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단순한 절도에서 시작된 일은 그녀의 행동에 맞추어 확장해 나간다. 모두가 망설일 그때, 그녀는 한 발자국 앞에 나가 인간의 어두운 면을 직시한다. 그곳은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 되어 있는 미친 세상이다. 루스와 토니를 제외하고선 영화 속 인물들의 목적은 오로지 (당연하게도) 돈이다. 돈 때문에 물건을 훔치고, 돈 때문에 사람을 속박하고, 죽인다. 그러나 돈은 비어버린 창고처럼 허상의 존재다. 그러나 영화는 단순히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아니다. 영화는 루스의 행동에 주목한다. 소시민의 용기 있는 한 발자국이야말로 이 미친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루스의 행동 덕분에 메레디스(크리스틴 우즈)는 자유를 찾고, 루스를 위해 증언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루스에게 생긴 일>에서의 가장 큰 미덕은 결말 이후다. 권선징악의 필수 요소는 바로 주인공의 보상일 것이다. ‘선한 일을 하면 반드시 복이 온다’는, 어쩌면 기복신앙과 같은 주문을 실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루스에게는 어떤 보상도 없다. 그저 다시 일상을 살아갈 뿐이다. 이토록 우직하게 순수한 선을 강조하는 감독이 근래에 있었던가. 이제는 영화에서조차 비현실적이라고, 촌스럽다고 조롱받는 인물의 등장은, 역설적으로 지금의 시대를 반사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순수한 선행의 결과는 따로 있다. 루스를 비난하던 형사는 이혼 때문에 힘들어하지만, 결말 이후에 아내와 다시 잘 해보고자고 말한다. 물론 이는 루스와는 아무 인과관계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선행의 결과임을 감독은 힘주어 말한다. 아무런 보상 없는 선행의 물결이 아무런 관계없는 인간에게 해피엔딩의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영화는 개인행동의 결과로 어떤 보상을 준다거나, 도덕적 우위에 두려고 하지 않는다. 현실의 차가운 면을 냉소하며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뜨겁게 직시하며 행동하는 것, 공포에 떨면서도 망설임 없이 불의를 다시 제자리로 돌리는 것. 그리고 다시 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 <루스에게 생긴 일>의 진정한 해피엔딩은 거기에 있다. 

 

영화의 원제 ‘I Don't Feel at Home in This World Anymore’은 가수 우디 커트리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고통을 인내하라는 복음주의 노래 ‘I Don't Feel at This World‘를 패러디하여 저항 정신을 불어 넣은 버전으로 풍자한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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