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넷플릭스

내 맘대로 넷플릭스

오리지널영화투 더 본 (To the Born, 2017) - '힘내'라는 말 뒤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페이지 정보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6-13 13:12 419 7

본문

7361f1bbb57adf0d0331d15610f0c2f0_1592021460_6366.jpg
 

'힘내'라는 말 뒤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어느 샌가 ‘힘내’라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린 듯하다. 정신병적 징후가 뚜렷한 현대 사회에서 힘낼 기력조차 없는 사람에게 힘을 내라니, 사람에 따라서 무관심을 넘어 폭력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여기 이 영화,<투 더 본>에 몰입한 사람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 두 부류로 나뉠 것이다. 자기 자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성실히 대하는, 따뜻한 영화라고 생각하는 부류.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하며 '세상은 아름답다'라고 하는, 따분하고 오만하며 위선적인 영화라고 생각하는 부류. 

 

난 이 두가지 생각이 다 맞는다고 생각한다. 아니 <투 더 본>이 의도한 바는 그와 같다. ‘따분하고 오만하며 위선적인’ 그 태도야말로 이 영화에서 필요한 요소라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대사를 내뱉고, 모순적인 인물이 등장하며, 어처구니없이 희망적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 동의를 하든 아니든, 하나 마나 한 말 뒤에 사람이 서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 것이다.

 

‘사람’. <투 더 본>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단하게 뒤를 받쳐주고 서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감독은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영화의 테마인 섭식장애조차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그것은 엘런(릴리 콜린스)의 상처가 겹겹이 쌓여 생겨난 딱지일 뿐, 그녀의 결과가 아니다. 그러니 우리는 엘런의 주변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섭식장애는 통념과 달리 자기 통제감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주변 상황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스스로의 몸을 병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엘런의 가족들은 이런 섭식장애의 심리 도식과 닮아있다. 절대로 나타나지 않는 아버지를 제외하면(가장 악역에 가까운 인물은 사실 이 사람이다.), <투 더 본>에 나오는 엘런의 가족들은 모두 외부의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상실감을 남 탓으로 채우거나 도피한다.(등장하지 않는 아버지도 그런 측면에서는 마찬가지다.) 이런 무력감이 전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은 집단 상담 시퀀스다. 모두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와중에,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엘런과 그녀의 이복동생 켈리(라이아나 리버라토) 뿐이다. 
 

그렇다면 그녀를 치유하는 것은 누구인가? 유능한 베컴 박사(키아누 리브스)인가? 아니면 그녀와 사랑을 나누게 되는 루크(알렉스 샤프)인가? 둘은 치유의 과정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지만 모두 보조적이다. 아니, 영화의 모든 인물들은 치유에 있어서 모두 일부분의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누구도 치유의 주도권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것은 엘런 자신조차 마찬가지다. 영화는 어느 누구에게도 손가락을 집중하지 않는다. 엘런의 상황에는 모두 각자의 책임이 있으며, 각자가 도움을 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이 <투 더 본>이 말 하는 ‘사람’이다.

 

<투 더 본>은 상처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찾아가는 성장 영화가 아니다. 엘런이나 루크, 치료소의 모든 환자들은 사실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그러니 영화에는 ‘힐링’을 위한 감동적인 말, 혹은 그와 비슷한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수 없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뜀틀을 넘어서는 도약이 아니라, 도약 이후 그들의 몸을 받아줄 매트가 없다는 사실이다. 영화는 인간의 속성이 ‘따분하고 오만하며 위선적’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픈 사람들을 받쳐줄 매트를 만드는 것은 불완전한 사람들의 최선을 다한 도움이다. 영화는 그런 사람의 속성을 닮아있다. 

 

영화의 마지막, 엘런은 꿈을 꾼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환상적인 부분이다.) 꿈에서 엘런은 ‘누구나 할 수 있을만한 소리’를 이행한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그 한마디를 실행하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들이다. 그러니 ‘힘내’라는, 당연한 말 뒤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 결과 새로 태어난 엘런, ‘일라이’는 집으로 돌아온다. 아름다운 순간이다. 

추천 5

댓글목록

내 맘대로 넷플릭스

로그인  
내 맘대로 넷플릭스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7 오리지널영화 로마 (Roma, 2018) - 박제된 기억, 유리된 역사 댓글4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27 192 2
오리지널영화 투 더 본 (To the Born, 2017) - '힘내'라는 말 뒤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댓글7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13 420 5
15 오리지널영화 워 머신 (War Machine, 2017)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스포 댓글6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06 474 7
14 오리지널영화 굿맨 조 (Small Crimes, 2017) - 복수는 나의 것 댓글10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31 454 7
13 오리지널영화 샌드 캐슬 (Sand Castle, 2017) - 모래의 남자들 댓글13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23 548 4
12 오리지널영화 샌디 웩슬러 (Sandy Wexler, 2017) - 샌디 '웩'슬러 댓글25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09 763 10
11 오리지널영화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여인 (The Most Hated Woman in America, 2017) - 자유… 댓글16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02 726 4
10 오리지널영화 루스에게 생긴 일 (I Don't Feel at Home in This World Anymore, 2017)… 댓글7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5 610 5
9 오리지널영화 걸프렌드 데이 (Girlfreind' Day, 2017) - 카드가 뭐길래 스포 댓글9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19 524 9
8 오리지널영화 임페리얼 드림 (Imperial Dreams, 2017) - 장엄한 거리, 장엄한 꿈 댓글6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16 509 7
7 오리지널영화 배리 (Barry, 2016) - 경계도시, 뉴욕 댓글3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13 599 3
6 오리지널영화 마스코트 (Mascots, 2016) - 모두의 마스코트 댓글2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8 644 4
5 오리지널영화 저주받은 집의 한 송이 꽃 (I Am the Pretty Thing That Lives in the Hous… 댓글6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04 342 4
4 오리지널영화 탈룰라 (Tallulah, 2016) - 무중력의 책임 댓글5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31 391 4
3 오리지널영화 브라만 나만 (Brahman Naman, 2016) - 알 이즈 웰! 댓글8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29 310 3
58 회원수
17 전체 게시물
GUEST 내 등급(5)
게시물 검색

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채널 에디터 소개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

제 맘대로 꼽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소개합니다.

  • 영화
  • 넷플릭스
  • 주간 베스트
  • 주간 조회수
게시물이 없습니다.
게시물이 없습니다.
(C) 2020 채널 운영자 All rights reserved.

※ 이 게시판은 4FLIX내에 별도로 운영되는 채널입니다. 게시물에 대한 문의는 채널 운영자에게 해주세요.
전체 메뉴
추천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