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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영화워 머신 (War Machine, 2017)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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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포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6-06 10:16 1,67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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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워 머신>은 지난 13화에 썼던 <샌드 캐슬>(<샌드 캐슬>에 관한 글은 여기를 참조)과 연결된 미래 같다. 이라크 전쟁의 부시를 규탄하던 카메라는 이제 오바마 시대로 넘어와 전장으로 날아간다. 이곳에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하루에 17km를 매일 꾸준히 뛰는, 성실한 군인 글렌 맥마흔(브래드 피트)이 있다.

 

<워 머신> 역시 전쟁의 허망함을 다루긴 하지만, 그 결은 사뭇 다르다. 감독은 실존 인물(제작진은 부인했지만, 여러 제반 사항을 볼 때 오바마 시절 장군이었던 스탠리 매크리스털임이 확실하다.)을, 햇병아리였던 오커가 아니라 이미 전쟁 영웅의 칭호를 간직하고 있었던 장군 맥마흔을 등장시킨다. 비교적 평화의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오바마 시대의 미군을 보여주면서 부시 시절의 미국과 오바마 시절의 미국이 점령지에서는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부시의 미군이 허탈함과 조롱이었다면, 오바마의 미군은 아이러니다.

 

영화의 화자는 [롤링스톤]의 기자이지만, 정작 화자의 서술은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들의 일그러진 모습은 스스로 드러난다. 그것도 전혀 자신의 잘못을 의식하지 않은 채로. <워 머신>의 인물들은 전반적으로 그런 정서를 바탕으로 깔고 있다. 누구도 자신이 잘못하지 않는 나라, 그런 국가가 바로 미국이다. 

 

자신이 훌륭한 군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글렌의 행동은, 세계의 경찰을 자부하면서도 역설적으로 국가의 독립과 치안에 수많은 해악을 끼치는 미국의 모습과 닮아있다. 그렇다. 글렌은 미국의 정신 그 자체를 상징하는 존재다. 그런 미국의 정신은 그가 세운 계획인 ‘대반란 작전’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작전은 현지인들에게 지지를 얻고 탈레반이 얼마나 나쁜 집단인지 미군이 몸소 보여주며 ‘승리’하는, 겉보기에 정의로운 전쟁을 표방하고 있다. 

 

재밌는 건, 작전의 문제점을 글렌 스스로 모두 말한다는 점이다. 글렌이 지원군을 끌어오기 위해 독일에서 브리핑하는 장면을 보도록 하자. 글렌은 여기서 10명의 탈레반 중 2명을 죽이면 8명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님을 역설한다. (다음에 제시되는 8명의 군인 숏은 영화의 백미다. 이미 그들은 반란군과 같은 위치로 회견장에 서 있는 것이다. 틸다 스윈튼이 독일 기자로 등장해 일갈하는 장면 역시 볼만하다.) 그리고 작전의 모순은 첫 투입에서부터 소년이 사망하며 드러난다. 글렌은 진심으로 그 죽음에 안타까워하지만, 미군이 죽음 앞에 꺼내는 것은 결국 돈이다. 그 순간, 브리핑은 미군을 바라보는 다른 소년의 눈빛과 포개어진다. 

 

그런 측면에서 글렌은 입체적인 인물이다. 그는 카리스마 있고 부하들과 허물없이 지내며, 진심으로 그들을 걱정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판단만으로 스스럼없이 부하들을 전장으로 내보내기도 한다. 그에게는 돈이나 명예보다도, 오로지 승리만이 관심 있을 뿐이다. 그러나 전쟁에서 승리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첫 전투에서 (당연하게도) 부대는 ‘승리’를 거둔다. 적을 소탕했으며 아군은 죽지 않는다. 영화는 전우의 죽음으로 비극의 감정을 자아내어 손쉽게 가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보다 치명적인 것은, 글렌과 간부들의 그 ‘완벽한 작전’에서 다치는 건 결국 병사라는 사실이다. 글렌의 승리를 위하여 누군가는 총에 눈을 맞고 누군가는 아무런 죄 없이 죽는다. 아프가니스탄의 전장에서는 오직 그런 사실만 존재한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이 이후의 벌어지는 일들이다. 누구도 책임지지 못하는 전쟁에서 국가는 어떻게든 잘못이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더 큰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을, 마지막 장면은 암시한다. 배우의 얼굴만으로도 위기를 직감할 수 있다는 건, 영화를 보는 우리들에게는 희극적이지만 전장의 있는 이들에겐 비극에 가까운 순간이다. 그렇기에 마지막 장면은 더욱 공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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